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하며 당 개혁을 책임질 외부인사로 보수인사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를 내정하자 당내에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법안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국민공감혁신위(비대위의 공식 명칭)를 이끌 역량 있는 분을 외부에서 영입할 예정”이라며 “정치와 정당개혁의 학문적 이론을 갖추고 현실정치에도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분을 영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외부 인사가 이 교수인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 여론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들끓고 있다.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coreacdy)에 “이상돈 비대위원장 카드는 민주당을 뿌리째 뒤흔드는 실책”이라며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을 당대표로 영입한다는 발상은 당원과 당의 역사에 대한 모독이다. 이 교수는 훌륭한 인물이지만 대표적 보수주의자다. 이건 진보적 정체성의 포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아래에서 구해야 한다. 민주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 맞다면 새누리당 진영 쪽에서 사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대변하며 살아온 분들 가운데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 KBS

광화문 광장에서 21일 째 단식 농성중인 정청래 의원은 (@ssaribi) “이상돈? 그 상상력에 경악한다”며 “문재인 떨어트리고 박근혜 승리를 위해서 뛰었던 사람. 그가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고 하여 곧바로 제1야당의 선장이 된다? 간도 쓸개도 밸도 없나? 이건 변화가 아니라 변절이다”라며 힐난했다.

최민희 의원 역시(@motheryyy) “전 새누리비대위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이 되는 건 상식과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건 8.7 8.19에 이은 세 번째 패착이 될 것”라며 박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김광진 의원은(@bluepaper815) “수술을 하려고 하면 다른사람의 피를 수혈하게 됩니다. 그래야 사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위급한 수술중에도 혈액형은 맞춰서 수혈합니다”라며 비유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러한 당내 반발은 조만간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일 오전 중으로 일부 의원들이 이 교수의 비대위원장 선임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go발뉴스’에 “반대성명서를 돌려 서명한 의원이 50명이 넘었다”며 “서명을 하진 않았지만 반대에 동의한 의원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교수 영입을) 다들 반대하는 분위기다. 박 원내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심상치 않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