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식 대표, 법정서 첫 진술.. “사직서 유 전 회장에 내려 했다”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가 법정에서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임을 사실상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유 전 회장이 실소유주라는 점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상태지만 재판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14일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과 화물 고박업체인 우련통운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김 대표는 사직서를 작성해 유 전 회장에게 제출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은 세월호 사고 발생 무렵 청해진해운의 운영상황과 관련된 자료들에 대한 문서 검증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검찰은 이날 김 대표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사직서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려 하니 재가해달라”는 사직서 상의 문구를 근거로 누구에게 재가를 받으려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원래는 유병언 회장에게 내야 하는데 (내지 않고)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답변은 최고 경영자가 유 회장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재판장은 안모 청해진해운 이사의 사직서에 등장하는 최고경영자가 누구냐고 물었으나 안 이사는 “다음에 변호인을 통해 말하겠다”며 답을 회피했다.
검사는 임직원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려 했다는 점에 대해 “세월호 도입과 운항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였는데 적자가 나고 다시 매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자 전 간부사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직서 내용으로 볼 때 간부사원들은 돈 문제에만 집중하고 세월호의 복원성 등 안전에 관련한 부분은 신경쓰지 않아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