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사회 각계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의 장면들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들도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자신들이 촬영한 사진을 들고 여의도 국회에서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를 사진으로 기록한 100여명의 사진작가와 기자들은 11일 정오 국회를 출발해 4시간 16분에 달하는 시간을 걸으며 ‘4시간 16분 동안의 전시’라는 주제로 ‘걷는 전시회’를 펼쳤다.

▲ ⓒ go발뉴스

이날 ‘걷는 전시회’는 사진작가 홍진훤 씨가 “사진을 찍는 우리는 사진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이 힘든 날들을 함께 겪어 보자”며 SNS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홍 씨는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직후 가진 인사말에서 “오늘 참여한 사람들은 가짜 특별법이 아니라 진짜 특별법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SNS를 통해서 알음알음 모인 분들”이라 소개했다.

이어 사진작가 김민 씨는 낙업노트 낭독을 통해 “30일 넘게 전국을 도보 순례하고, 세월호를 알리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분들을 생각하면 4시간 16분 동안 걸었던 게 아픈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용산참사, 4대강 사업, 강정마을과 밀양처럼 자본과 권력의 탐욕에 의해 일상이 무참히 깨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던 사진가들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절망적인 시간이었다”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지만 잊혀져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우리가 사진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각자의 십자가로서 사진을 들고 직접 걷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거리에는 여전히 온몸으로 세월호를 뼈아프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한 달 가까이 단식하는 사람과 십자가를 메고 전국을 걷고 있는 사람들, 국회와 광화문 광장에서 힘겹게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힘겨운 시간이지만 함께 마음 나누며 걷다보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우리 함께 걸어가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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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처음 제안한 홍진훤 사진작가는 ‘go발뉴스’에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세월호 문제가 우리 안의 풍경으로 들어와 계속적으로 시각적이든 청각적으로 노출돼야한다”며 “말로만 잊지 않겠다고 하지 말고 작가들이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잊지 말자는 구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전시회가 시작되고 나서 음악가들이 플래시몹을 준비하는 등 다른 예술가들이 이런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행동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앞으로도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찍은 사진들은 광화문광장에 전시된 후 오는 15일 진도 팽목항으로 이동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