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풍자 ‘세월오월’ 전시 유보에 책임자 사퇴

“표현의 자유 지키는 것이 광주 정신.. 전시 유보 유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이 일었던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전시가 결국 무산된 가운데 책임큐레이터가 전시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 책임큐레이터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는 10일 오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책임큐레이터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홍 작가의 ‘세월오월’은 우리 시대의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정신으로 광주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의도로 시민참여와 협업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림의 일부 형상에 대한 정치적 해석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결국 전시가 유보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컷뉴스> 온라인판 캡처화면
<노컷뉴스> 온라인판 캡처화면

앞서 지난 8일 광주비엔날레 측이 “‘세월오월’의 전시 여시 여부와 관련한 회의를 이틀에 걸쳐 열었으나 큐레이터 간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작품 설치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해당 작품은 전시가 사실상 무산됐다.

윤 교수는 “전시 여부를 놓고 4명의 큐레이터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인 끝에 전시 가능 2표, 전시 불가 1표, 의사 유보 1표의 결과가 나왔다”며 “다수결에 의해 전시여부를 결정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재단은 큐레이터들 간 합의된 결론이 없다는 이유로 전시 유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 총괄 책임자로서 한계를 통감하고 당시 사퇴 표명을 한 뒤 회의장을 나왔으며 따라서 전시 유보 결정은 책임큐레이터의 불참 속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예술가의 표현 자유를 보장하는 일과 광주 정신은 별개가 아닐 것”이라며 “예술적 표현의 자유는 그 어떠한 문제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광주 정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월오월’의 전시 유보 결정에 대해 광주 정신을 무색케 했다며 이번 특별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부 작가들이 전시 참여를 취소하고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행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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