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월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건진 노트북 안에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문건이 발견돼 국정원이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해당 문건과 관련해 추가증거보전신청에 들어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7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된 ‘국정원 지적사항’ 파일에는 100개 항목에 걸친 세월호 점검보고 사항이 확인됐다”며 “가족대책위가 ‘세월호 증개축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고, 국정원은 보안측정(점검)의 일환으로 점검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 해수부와 인천해양항만청 등 관련 기관과 동시에 진행했다고 두 차례 해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정원의 해명은 모순되고 일관성이 없다. 오히려 그 의혹만 더 크게 만들고 있을 뿐”이라며 증거보전신청 이유를 밝혔다.

이번 증거보전신청 대상 자료는 해양수산부가 작성·보관 중인 ‘세월호 증·개축 관련 인허가 및 보고서류 일체’와 보안측정을 한 것으로 알려진 2013년 2월과 3월의 ‘예비조사 관련 사전 문서 및 사후 보고문서’, 또 국정원 보고 문서를 포함한 보안측정 관련 사전 문서 및 사후 보고문서와 세월호와 관련된 선박 보안계획서 및 승인문서 등이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전 대전지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증거보전신청서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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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가족대책위는 증거보전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며 진도 VTS를 예로 들었다.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오영중 변호사는 “지난 6월 진행된 세월호와 첫 교신을 한 제주 VTS에 대한 증거보전 절차에서 VTS 관제실 내 CCTV에 대해서도 증거보전신청을 했는데 해수부는 관제실 안에 CCTV가 없다고 했다”며 “지금 해양수산부가 관리하고 있는 전국 10여개 모든 VTS 관제실 내에 CCTV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훼손한 것인지 해수부가 답변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6월 실시된 진도 VTS는 증거보전절차 과정에서 CCTV가 없다고 답변했다가 이후 검찰조사에서 CCTV 내용을 삭제하고 은폐해 실무자 2명이 구속된 바 있다.

오 변호사는 또한 “지난 6월부터 벌써 11번째 증거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왜 국가가 아닌 유가족이 증거보전신청 절차를 통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지, 또 중요한 핵심 증거를 희생자가 왜 확보해야하는지 국가와 정부가 반드시 답변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어제 군대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의 요구사항이 우리와 너무나 똑같았다”면서 “우리나라에선 자식이 죽은 이후의 삶까지 고통을 받는다. 우리 아이 죽은 이유라도 제대로 알게 해 달라는 게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라고 호소했다.

이어 “국정원이 세월호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국정원은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고, 특별법 제정이나 국정조사, 청문회 개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저희 가족들이 또 직접 나섰다”며 “피해자들이 스스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정부, 정치권 등이 책임을 다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