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교회강연’을 보도했던 KBS <뉴스9>가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21일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김성묵)는 임시 위원회를 열고 여권 추천 위원 3인의 요구에 따라 해당 KBS<뉴스9> 보도에 대해 ‘의견진술’을 듣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 KBS

지난 6월 13일 KBS<뉴스9>은 <[단독] 문창극 “일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발언 파문>과 <문창극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민족 DNA”>에서 “교회 장로인 문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 날 <일 언론, ‘문창극 발언’ 주요 뉴스…우익 ‘옹호’> 보도를 통해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일본 언론 반응과 여론을 전했다.

그러자 한 시민이 이러한 KBS<뉴스9> 보도가 방송심의규정 제9조1·2항 공정성, 제14조 객관성, 제20조1항 명예훼손을 위반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민원인은 “KBS <뉴스9>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강연한 내용의 전반적인 내용이나 맥락을 감안하지 않고 국민의 역사 인식과 정서에 반하는 일부 발언만 편집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고 문 후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원회 여당 추천 인사들도 KBS 보도에 대해 중징계를 시사하고 나섰다. 고대석 위원은 “문 후보자의 강연에는 우리 민족에게 시련이 있었고 극복했다는 맥락이 있는데 발언의 극히 일부분인 시련만을 발췌해서 보도했기 때문에 발언 자체가 심하게 왜곡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함귀용 위원은 “20세기 대한민국과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해 강의해 달라고 제가 요청을 받았어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KBS가 동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문창극의 역사관을 매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 추천 위원인 박신서 위원은 “듣는 사람에게 오도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기독복음주의로만 취급하기에는 문 후보자의 역사관과 가치관 전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공직자의 소신이나 역사관을 검증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이고 이를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역할인데 이런 보도를 했다고 여론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시청자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낙인 상임위원 역시 “KBS 보도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이 무엇인지 발언을 검증하자는 취지였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다수결에 밀렸다.

KBS측 의견진술은 8월 6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방송심의소위원회가 KBS 보도에 대해 중징계 움직임을 보이자 네티즌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