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겠다는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경북대는 최근 ‘국가 경영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 수여 절차를 밟아왔지만,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여의 정당성을 놓고 내·외부의 비난을 받아왔다.

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와 총학생회, 대구 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4대강 비리,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내곡동 사저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는 경북대 교훈인 ‘진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결정한 교수회의에서도 참석한 교수 중 일부가 이를 반대했고 경상대학 학장 역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적 조서 제출 등 행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고 이를 평가해 학위 수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대학원 위원회도 열리지 못했다. 결국 경북대는 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 수여 계획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경북대 관계자는 ‘go발뉴스’에 “아무래도 여론도 좋지 않고 구성원들 중에서도 반대하는 분들이 많아 합의되지 못한 것 같다”며 “해당 학부에서도 공적 조사 제출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명예박사 학위수여를 취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은 연기라고 알고 있고 그렇게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경북대학교

반면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반대해온 경북대 비정규노조는 명예박사 학위 수여가 ‘사실상 취소’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추진한 함인석 경북대 총장의 임기가 다음 달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이시활 노조교육환경개선위원장은 “작년 가을부터 총장이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추진해왔다. 원래는 5월 학교 개교기념일에 맞춰 대규모 행사를 계획했는데, 세월호 참사로 자연스럽게 취소가 됐다”며 “이후 7월 16일로 날짜를 조정했는데 그 소식을 듣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은 오는 7월16일 오후 5시 경북대 글로벌플라자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취소됐다. 경북대는 현재까지 총 65명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으며 이중 경영학 명예박사 수여자는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