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없었던 ‘VIP 발언’.. 해경의 녹취록 ‘오기?’

녹취록 오기가 불러온 국조 파행.. 아까운 시간만 낭비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며 국정조사 파행을 빚게 했던 문제의 ‘VIP 발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허탈감을 안기고 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해양경찰청에 대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은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VIP 발언’을 문제 삼아 “이런식이면 회의를 못한다”고 어깃장을 놓고 오후 기관보고에 불참하는 등 5시간을 보이콧 하며 유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러나 이같은 국조 파행을 거듭하게 한 ‘VIP 발언’이 처음 국회에 자료를 제출한 해경 측의 오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이 당초 제출한 녹취록은 다음과 같다.

4월 16일 오전 10시32분08초 BH와 해경청의 녹취록.

해경청 : 예. 상황실장입니다
BH(Blue House, 청와대) : 예 영상중계 배는?
해경청 : 예 지금 해가지고 도착은 했는데요
BH : 예.
해경청 : 그게 외부로 송출되는 화면이 아니라서
BH : 아이 그럼 얘기를 똑바로 해야지요 그거를
해경청 : 예. 못 하면은 해가지고 찍어가지고 카톡 이런 거로 보낼 수는 있는데
BH : 예.
해경청 : 해가지고 외부로 송출되는 화면이 아닙니다.
BH : 송출이 안된데
해경청 : 예 내부 작은 함정에 설치된 거라서
BH : 다른 배는?
해경청 : 다른 배는 아직 도착을 안했습니다.
BH : 그 배는 얼마나 걸려. 송출가능한 배는. 해경청장에게 메시지 전달했어요?
해경청 : 예
BH : 오케이
해경청 : (송출가능한 배) 도착이 15마일 정도 남았습니다. 15마일 남았고 속력이 15노트 1시간 정도 걸리겠네요.
BH : 추가 구조인원은? 업데이트
해경청 : 예. 그
BH : 아 그거 좀 쏴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라니까요. 그거 좀
해경청 : 예 알겠습니다.
BH : VIP도 그건데요. 지금
해경청 : 예 저도 좀 해가지고 현장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BH : 요청하는 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 전화해서 바로바로 그거 좀 실시간으로 보고하라고 하세요.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해경청 : 예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go발뉴스’가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대조해 보니 “VIP도 그건데요” 라는 부분은 “제일 중요한 게 그건데요 지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앞서 김광진 의원은 청와대와 해경간의 녹취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VIP가 그 사진을 제일 좋아하고, 그게 가장 중요하니까 그거부터 해라’라고 끊임없이 말한다”고 이야기 해 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VIP가 제일 좋아하고’라는 부분은 없었다는 것.

김 의원은 발언을 사과를 했고 질의가 재개됐다. 그럼에도 여당 의원들은 거듭 사과를 요구하며 급기야는 오후 회의를 보이콧해 유가족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결국 눈물까지 쏟게 만들었다.

‘오기’라는 주장에 대해 해경 측은 ‘go발뉴스’에 “녹취록을 작성했던 직원이 ‘대통령도 그건데요 지금’ 이라고 듣고 ‘VIP’로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경 측은 ‘국정조사 파행 단초를 제공했다는 실수를 인정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아니”라며 “애매하게 들리기 때문에 공증을 받던지 정확하게 해서 말해야 할 것 같다. 확인 될 때 까지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해경 측이 주장하는 ‘대통령도’ 는 녹취파일에서 들리는 ‘제일 중요한 게’는 음절부터 다르고, 대화 흐름상 ‘대통령도’는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다.

결국 해경이 제출했던 녹취록의 실수가 단초가 돼 국정조사 파행까지 거듭되면서 아까운 ‘시간낭비’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 ‘go발뉴스’가 김현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4월 16일 청와대와 해경 상황실 통화내용. 논란이 된 부분은 57초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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