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산 가스 유출 17시간 동안 침묵

삼성 “중대 사망사고 발생해야 신고하는 줄 알았다” 해명

삼성이 현행법을 무시하고 17시간 동안이나 불산 가스가 누출된 사실을 관련당국에 알리지 않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불산 가스가 누출된 사실은 박모씨(34)가 숨진 뒤에야 외부에 알려졌고, 이마저도 경기도청과 경찰, 소방당국의 확인 요청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28일 <SBS>에 따르면,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 생산 11라인에서 불산가스가 처음 누출된 시각은 27일 밤 11시다. 이 후 숨진 박씨를 포함한 협력업체 STI서비스 작업자 5명이 수리에 들어갔고, 다음날인 28일 새벽 4시 46분께 작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불산가스 누출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현행법에는 불산이 누출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당국을 비롯,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미룬 채 자체 해결에만 급급한 사이 28일 새벽 5시쯤 2차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삼성은 이마저도 신고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 작업하던 직원 5명이 쓰러지고 이 중 한 명은 상태가 심각한데도 사고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 SBS뉴스 영상 캡처
ⓒ SBS뉴스 영상 캡처
경찰이 두건의 누출 사고를 파악한 시각은 28일 오후 2시. 최초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15시간 만이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28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에서 함구령을 내린 모양인 것 같다”면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건 소방서도 알아야 할 것 같다고 통보가 와서 알게됐다”고 전했다.

<SBS>는 삼성 측이 중대 사망 사고가 발생해야만 신고해야 하는 걸로 알았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수리를 마친 뒤 박씨 등 작업자 5명은 오전 7시 30분께 목과 가슴의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른 작업자 4명은 ‘이상이 없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퇴원했고, 서울 영등포구 함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박씨는 28일 오후 1시 55분께 끝내 사망했다. 

한편, 삼성의 사고 은폐가 피해를 키웠다는 보도에 네티즌들은 “내 아내, 내 자식이 그런 사고를 당했거나 불산 누출로 피해를 입었어도 가만히 계셨을 건가요? 삼성이라는 기업이 무서워집니다”(***8424), “삼성의 안전불감증의 끝은 어디입니까? 태안 기름누출 사고 휴유증도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kor*****), "명불허전 삼성. 불산 누출 숨기고, 백혈병 문제도 숨기고, 잡혀가도 풀어주고, 기름유출에 재벌 세습까지 아주 볼 만합니다그려"(@***sa12), "밀폐된 곳이니 직원들에게 영향이 없다는 삼성의 해명과 직원의 사망을 다루는 삼성의 보도자료 배포방식을 보며 그 잔인함에 치가 떨리는 하루였다"(@Akro*****)라고 분통을 터트리며 삼성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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