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욱 “부친 박정희는 여당 의원 고문도 했는데...”
‘친일 사관’ 논란을 빚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직을 자진사퇴한 가운데, 이와 관련한 보수인사들의 잇단 망언이 물의를 빚고 있다.
최재욱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문 후보자 사퇴 직후 종편의 한 방송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10·2 항명 파동’을 사례로 들며 문 전 후보자 낙마에 찬성한 여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최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을 피하려 문창극 사퇴를 택한 게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새누리당에 철없는 초선도 있고 중진들도 거기 놀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수를 넘는 상황에서 내무부 장관 불신임안이 나왔을 때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으로 박 전 대통령의 뜻이었던 불신임안이 부결이 안 됐다”며 “그때는 방대한 공화당 (반대한) 사람들을 전부 중앙정보부로 잡아갔다. 주동했던 김성곤 의원은 코털까지 뽑는 고문을 했다. 원내세력을 그렇게 잡아갔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이 언급한 ‘비슷한 경우’는 이른바 ‘10·2 항명 파동’으로, 1971년 10월 당시 야당이었던 신민당 의원들이 제출한 오치성 내무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사건이다. 분노한 박 전 대통령의 특명으로 해임건의안에 동의한 공화당 의원 23명은 중앙정보부로 끌려가 고문과 구타를 당했고, 특히 공화당의 중진 의원이었던 김성곤·길재호 의원은 모진 고문 이후 정계를 완전히 은퇴했다.
시대착오적인 최 전 장관의 발언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모골**)은 “그런 야만적인 역사 때문에 박정희 시대가 비판받는 건데 그걸 자기들 입으로 자랑스럽다는 듯이 얘기하고 있는 걸 보면 저들은 민주화된 세상이 온 걸 무척 아쉬워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모골이 송연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11**)은 “지들이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려나”라고 비난했다.
한편, ‘문창극 지킴이’로 나섰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창극 사퇴 안타깝다. 친일매카시즘에 의해 한 애국자가 민족반역자로 몰려 청문회도 못 가보고 사퇴하는 불행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 진보의 새로운 질곡으로 등장한 친일매카시즘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았다”며 문 전 후보자의 ‘친일 사관’ 논란을 ‘친일매카시즘’으로 매도해 비난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국회의원이라는 배지가 부끄럽지도 않나요?”(선예n*****), “이런 사람들이 판치는 대한민국, 정말 애국하기 싫다”(황소***), “애국자가 아니라 왜국자 아닌가?”(자전**), “맨날 종북 매카시즘으로 밥 먹고 사는 주제에 무슨 친일 매카시즘?”(옆**)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