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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식 행진“군복 입은 보수 애국 단체, 참사 추모식 의미 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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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터 권종상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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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0  12:03:48
수정 2014.05.20  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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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권종상' 블로그

공감은 시공을 초월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그것이 어떤 보편적인 것에 관해서라면. 그리고 분노라는 감정 자체는 굳이 가리거나 고칠 필요가 없는 순수한 형태의 감정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공분’이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응집된 에너지로서 세상에 작용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1960년 세상을 바꾼 4.19 혁명도, 34년전의 광주도, 그리고 87년 6월도... 이 분노가 함께 모여 응집한 것입니다. 아주 순수한 형태의 분노가.

매우 당연한 어떤 것, 매우 당연한 원칙 같은 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매우 보편적인 상식이 부정됐을 때, 특히 ‘힘을 가진 자’들에 대해서 부정됐을 때 우리는 공분으로 반응합니다. 선장과 선원이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한 것에 대해, 그리고 당연히 가장 먼저 생명을 구해야 하는 일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어야 할 공권력을 가진 기관이 자기의 임무를 소홀히 했을 때, 그리고 무엇보다 나라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뭐든지 해야 하는 자기의 책임을 망각하고, 여기에 자기의 책임을 회피까지 할 때.

그리고 공분은 무엇엔가 눌려 있으면서 누적됐다가 활화산처럼 터져나오는 경향도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의 힘에 눌릴 때까지 눌려 있다가 한꺼번에 치솟아 분출되어 나오는 활화산처럼, 이럴 때의 공분은 비록 권력자라도 막아내기 힘듭니다.

최근 한국의 밤거리를 다시 밝히는 촛불과 함성은 이런 성격들을 띠고 있는 겁니다. 거리 거리에 남의 아픔에 공감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걸리는 추모 현수막은 더러운 욕망이 나풀거리는 선거 현수막보다는 먼저 눈에 띄고 먼저 공감하게 되고, 그것은 굳이 청마의 공감각적 표현을 빌리자면, 지금의 공분을 잊지 말자는 사람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입니다.

   
▲이미지출처=권종상 블로그

공간을 뛰어넘은 이 분노는 태평양 건너 한국과 열 일곱 시간 차이가 나는, 지금은 서머타임으로 인해 열 여섯 시간의 차이가 나는 시애틀의 바닷가 공원에서도 마찬가지로 뭉쳐 ‘공분’이 됐습니다. 원체 남북으로 길게 뻗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평소에도 힘든 시애틀의 한인 동포들이 북쪽으로는 에버렛이라는 도시부터 남쪽으로는 타코마, 올림피아, 심지어는 주(州) 경계를 넘어 오리건 주에서조차 모여들었습니다. 오로지, 이 공분에 공감한, 그리고 자식을 앞세운 어미들의 아픔에 공감한 사람들이었을 뿐입니다. 그 오롯하게 가슴을 채우는 슬픔과 분노를 어떻게 태워버리지 못하여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미주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미시 USA 회원들의 주최로 이뤄진 추모 및 규탄 행사에 삼삼오오 행사장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인근 빅터 스타인브룩 공원에 모여든 한인들. 손엔 직접 만든 플래카드와 꽃들을 들고서 모였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이끌고 온 분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평소엔 만날 일들이 없는 사람들이, 오로지 이렇게 공분 때문에 모여든 것입니다. 1백명이 조금 될까말까 하던 숫자는 점점 불어났고, 앞에서 어른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반대쪽 경사면에서 어른들의 시위 장면이 펼쳐지는 동안 스스럼없이 잔디밭을 구르며 함께 뛰어놀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저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 분노가, 가슴을 함께 울렸던 슬픔 때문에, 아마 이들도 저처럼 잠을 못 자거나 그냥 눈물만 흘리고 있거나, 먹먹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들의 그 마음을 털어버리고자 이곳에 함께 모였을 것입니다. 간혹 한인회 관계자들도 있었던 것 같지만, 이곳에도 이른바 ‘군복을 입은 보수 애국 시민들’은 계셨습니다.

   
▲ 이미지출처=권종상 블로그
이 분들도 나름대로 자기들의 나라사랑하는 법이 맞다고 생각하며 나오셨겠지요. 대여섯 정도가 오신 이분들은 자발적으로 모인 동포들의 위세에 눌린 듯 가만히 계시다가, 자기들이 가져온 스피커를 틀며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고, 그들에게 주어진 발언시간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옹호 발언을 늘어놓으시다가 결국 야유를 받고 쫓겨나셨습니다. 심지어 이 분들은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마지막에 발언을 하셨던 분은 어머니가 한인이고 아버지가 미국인인 것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이 소동을 보고서 마이크를 요청해 영어로 “군복 입으신 분들, 저는 한국에서 숨진 아이들이 내 또래라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한국의 언론 자유가 지금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우리의 집회를 방해하는 것도 언론자유의 침해입니다”라고 말하자 “시끄러!” “입닥쳐!”라는 식의 반응을 하셨고, 심지어는 “저도 한국인이예요!”라고 말하는 그 소녀에게 “넌 절반만 코리안”이라는 심한 모욕적 언사를 남기기도 하고 결국 그 자리에서 쫓겨나듯 빠져나갔습니다.

자유발언 시간동안 동포들은 자기들이 보고 느낀 이번 세월호 사태, 그리고 이것을 통해 보게 된 한국의 맨 모습에 대한 느낌 같은 것들을 나눴습니다. 왜 자기들이 추모를 하는데 종북으로 몰려야 하냐고, 국가가 잘못된 일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이 마땅한 시민정신이거늘, 왜 그것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배척받아야 하느냐고.

이런 것들이 바로 정권의 책임있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소재를 밝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그리고 이런 것도 못하는 정권이라면 퇴진해야 하고, 대통령은 하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그리고 5월 18일, 광주 민주화 항쟁 34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이날에 군복을 입고 나타난 사람들의 센스 없음을 질타하는 분도 계시긴 햇습니다.

   
▲이미지출처=권종상 블로그
시애틀의 명물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서쪽의 빅터 스타인브룩 공원에서 행사를 마친 이들이 시애틀 중심부의 최대 상권 지역인 웨스트 레이크 센터로 행진하는 모습은 볼만했습니다. 행사장에서도 그랬지만 시애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한인들에게 관심 가득한 눈길을 보냈고, 시위대 후미에서는 “We want the truth!" "Right Now!” 등의 구호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행사에 참가했던 한인들 대부분은 한인들이 다시는 이런 슬픈 일을 추모하기 위해서 모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가 이런 슬픈 일로 모이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지금까지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적절한 책임 소재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계속 속출하고 있는 풀리지 않는 의혹들은 세계 어디에 있던간에 자신을 ‘한국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람들의 분노를 더 결집시키고 있고, 이런 분노가 박근혜의 가장 최근 사과의 모습을 '악어의 눈물'로 폄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의에 입각한, 그리고 권력에 대한 사심이 배제된 조치들이 따라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있었던 일련의 일들을 봤을 때, 정권 수뇌부의 사과조차도 단순히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는 수작처럼 느껴지는 것은 결국 그들의 자업자득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해외에서까지도 이렇게 공분하며 제대로 된 대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공분에 대해 어떻게 제대로 답하는가, 그리고 제대로 행동하는가는 남은 5월 전체와 6월의 아스팔트를 얼마나 더 뜨겁게 달구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시공의 차이를 훌쩍 뛰어 넘어서 말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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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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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영 2014-06-10 21:41:21

    슬픈 현실 입니다 방송은 유병언 도배방송신고 | 삭제

    • 보수 애국 시민들 2014-05-21 11:46:37

      군복을 입은 보수 애국 시민들(?). 아무리 보수 애국 시민들이라도,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있으면, 왜 사람들이 이러는지 알거에요. 내가 보기에는 정부를 위해 왜곡하는 KBS, MBC, SBS뉴스 보시는 우리 부모님들 같이 눈과 귀가 막혀서 나온신 일반 애국 시민들 같네요. 아니면, 누군가의 충신이던가. 아무튼 대여섯 분 밖에 없는 것 보니, 많은 다른 어르신들은 가족들과 이야기 해서 듣는 귀가 있으신가 보네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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