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구원파 연관 짓는 정부․언론 규탄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16일 검찰 소환에 사실상 불응한 가운데,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삼상리 금수원 앞은 이른 아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검찰이 통보한 소환시간을 1시간 여 앞두고, 전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신도들이 굳게 닫힌 금수원 철문 뒤로 속속 모이며 검·경 진입에 대비하고 있었다.
신도들은 대부분 챙이 넓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편안한 차림으로 금수원에 들어섰다. 일부 신도들은 장기간 농성을 예상한 듯 침낭과 짐이 가득 담긴 등산 가방 등을 챙겨왔다.
철문 밖에서 경비를 선 10여 명의 남성 신도들은 외부에서 합류한 신도들을 안내하거나 취재진과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섰다. 이들 중 한 남성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검찰일 줄 모른다는 생각에 (금수원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2m 높이의 금수원 철문에는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검은 현수막과 ‘창조경제가 종교탄압’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가’ 라고 적힌 피켓 10여 개가 걸려있었다.
오전 10시 30분, 유 전 회장이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는 소식과 함께 검찰이 금수원에 강제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자 금수원의 긴장감은 한껏 고조됐다.
신도들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검·경 강제진압을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한 여성 신도는 “이 곳(금수원)은 우리 신도들의 몸과 정신과 같은 곳이다. 억울한 우리의 진심을 알리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와 구원파를 연관짓는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한 신도는 “세월호 사고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부와 언론이 사고 진상규명보다 구원파와 엮어 이를 왜곡하기에 바쁘다”며 “우리를 광신도나 무책임한 사람들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신자는 “평일에 이렇게 많은 신도가 모인 적이 없다.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언론 보도를 보고) 억울하니깐 이렇게 모인 것이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검찰이 금수원으로 강제 진입을 시도할 경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도들의 금수원 집결이 계속되면서 내일 토요 예배를 앞두고 최대 3천명까지 모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편, 금수원 관계자는 이날 ‘go발뉴스’에 금수원 내부 공개와 책임자 인터뷰 허용 방침을 알려왔다. 이들은 “공정하게 편집 없이 있는 그대로만 보도 해 달라”고 요구하며 ‘go발뉴스’에 금수원 내부 시설을 단독으로 공개했다.
최초 공개된 금수원 내부 목장시설 등과 관계자 인터뷰 내용은 16일 저녁 아이블로그, 팟빵 등에 오디오 버전으로 우선 업로드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