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는 세월호, 팽목항은 이미 잊혀져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노란리본이 안산의 거리를 수놓고, 전국을 노란물결로 뒤덮었지만 실종자 가족이 있는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은 기자들도 대부분 철수하고 적막함만이 감돌고 있다.

진도체육관에서 자원봉사자 천막들도 대부분 철수하고 일부만 남아있다. 기자와 만난 자원봉사자 A씨는 "계속 하나둘씩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모 업체의 경우 남아있겠다고 했는데 정부에서 더 있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0일 밤 11시 30분경.. 한산한 팽목항 ⓒ 이계덕 기자
10일 밤 11시 30분경.. 한산한 팽목항 ⓒ 이계덕 기자

진도체육관 2층을 가득 메웠던 기자들은 <신문고뉴스>가 도착했을때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은 팽목항도 마찬가지 였다. 기자가 팽목항 현지를 찾았을때는 밤 11시 50분경. 팽목항에 있던 천막들 대부분은 문을 닫았고, 사람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밤중에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조차 없었다. 기자가 팽목항으로 이동할때 동승한 실종자 가족 A씨는 기자에게 "현재 남은 실종자가 29명이다. 처음에 찍지 말라고 해도 찍어댔던 기자들이 이제는 안보인다"며 "처음 300여명이 넘던 실종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20명 조금 넘게 남으니까 이제 다 끝났구나라고 생각하는거 같다"라고 전했다.

A씨는 이어 "만약 일반적인 사고에서 20여명이 실종됐다고 하면 그건 매우 큰 사고일 것인데 마치 다 끝난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안산에서 촛불을 들고 잊지 말자고 떠드는데, 정작 팽목항은 잊혀진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처럼 기자들도 떠나고, 자원봉사자들도 떠나고, 가족들도 대부분 떠난 상황이다.

더구나 바지선 2척중 1척이 관매도로 피항한 상황이고, 앞으로 3일간 수색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면서 남겨진 실종자 가족들은 더욱 불안감과 외로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56452)에도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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