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4천원짜리?” 천안 ‘무료급식 도시락’ 논란

시민단체 “김밥 1줄 단가…중앙정부 실질적 예산집행 시급”

충남 천안시가 방학을 맞은 저소득층 초‧중‧고교생을 위해 배달해주고 있는 ‘점심 도시락’ 중 한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부실 도시락’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16일 “김밥집 김밥 1줄이나 좀 비싼 컵라면 1개 먹을 단가로 무슨 미래를 말하냐”며 낮은 급식 단가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이모군은 지난 10일 충남 천안시청 홈페이지에 자신이 찍은 도시락 사진과 함께 민원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이군은 “처음부터 도시락은 형편없었고, 반찬도 부실했다”며 “솔직히 밥이랑 반찬 1개 정도 먹을 만하고 나머지는 다 별 볼일 없는 수준의 식단이었다. 심지어 국은 매번 버렸다”고 밝혔다.

또 “계속 토요일, 일요일 도시락을 토요일에 배달하기 시작했다”며 “하루에 와버리면 일요일엔 결국 먹지 말란 소리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첨부한 사진에 대해 설명하며 “도대체 얼마가 한끼 식사 비용으로 지원되는지 알 수 없지만 이건 사람이 먹으라고 보내는 도시락인가 싶습니다”고 항의했다.

이 내용은 15일 여러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지난 10일 이모군이 천안시청에 민원을 제기하며 함께 올린 도시락 사진
지난 10일 이모군이 천안시청에 민원을 제기하며 함께 올린 도시락 사진
천안시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말 이틀치는 사전에 민원을 올린 학생의 아버지와 미리 협의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동급식 1인당 지원 단가는 1식에 4000원”이라며 “이 안에 재료비는 2000원에서 2200원 정도 뿐이다. 게다가 동남구는 범위가 넓어 배달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시정조치와 관련 그는 “업체에 반찬 개선 요구와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매일 배달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이 단가도 다른데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해당 도시락 업체 관계자는 ‘go발뉴스’에 “도시락 한 개당 이윤이 3원이다”며 “사회적 기업이라 아동 도시락에 대해서는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도시락 업체는 지난 2005년부터 천안시 차상위계층 등에 도시락을 배달해왔다.

이에 천안시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배달비, 인건비가 모두 포함된 예산이 4000원이라면 부족하다”며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데 예산을 더 늘릴 필요가 있지 않냐”고 예산 문제를 꼽았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박경아 정책국장은 ‘go발뉴스’에 “아이들의 급식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시설아동급식 단가 1420원이나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에 권고하고 있는 저소득아동 급식비단가 3500원이나 터무니없이 낮다”며 “현재의 급식 지원 단가는 연령과 성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재료를 사기에도 낮은 단가고 아이들에 대한 정책 배려가 전혀 없다”며 “어른의 식비만 해도 기본 5000원이 넘는다”며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이라면서 김밥집 김밥 1줄이나 좀 비싼 컵라면 1개 먹을 단가로 무슨 미래를 말하느냐”고 꼬집었다. 또 “중앙정부의 실질적 예산 집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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