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학교측, 왜 학교 명예 실추시키냐” 공지 삭제 요구
연세대학교가 학교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입로인 ‘백양로’ 밑으로 주차장을 만드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현장에서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고와 관련해 학교 측이 가스 유출로 인한 통행 제한을 알리는 총학생회 측의 관련 공지문을 학교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들며 삭제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연세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쯤 백양로 ‘재창조’ 사업 공사작업 중 도시가스 수송관이 일부 파손돼 인화성 가스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가스를 빼내기 시작해 오후 2시30분쯤 가스를 모두 제거했으며 오후 3시쯤 상황이 종료됐다. 이번 사고로 한때 학내 도시가스 공급이 끊겨 학내 학생식당 조리시설의 운영이 중단되는 등 학생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직경 20cm 길이 약 500m 가스관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가스관이 약 3m 파손돼 가스가 유출됐다”며 “유출된 가스는 인화성이지만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폭발 위험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세대 자치신문사 ‘연세通’에 따르면,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제51대 총학생회 <Solution>은 총학생회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가스가 누출되었으니 통행에 주의하라’는 요지의 글을 게시했다.
그러나 학교측이 명예실추를 들어 게시글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이한솔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설처는 총학 측에 “총학은 해결될 일을 미리 위험하단 이유로 왜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냐”며 “해당 공지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체 학생들의 안전이 먼저인가, 학교 이미지에 영향이 가는 게 먼저인가”라며 이는 “학생들을 우습게 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날 있었던 가스 유출 사고는 학교 측이 아닌 총학생회장의 제보로 인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오늘 백양로를 지나던 중 가스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며 “불안해서 공사 인부에게 문의했더니 다급하게 주변 흡연자의 담배를 꺼버리고 백양로를 통제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연세通’은 “만약 학교 측이 가스가 누출된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면, 이는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감지하는 시스템에 빈틈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는 학생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측이 가스 누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학생들에게 공지하지 않은 경우라면 이 역시 사건을 은폐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사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솔 회장도 “기업도 아니고 교육의 전당인 대학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개탄하며 “4월2일 공동행동 시 학교 측에 사과를 요청하는 것을 중앙운영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