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Ktens 사기 대출과 개인정보 해팅 유출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KT의 현 상황을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KT 새노조와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등 12개 시민단체는 26일 오전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가 정상적인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KT 개인정보 유출 책임자 징계 및 보상’, ‘갑을 문제의 조속한 해결’, ‘이석채 체제 해고자 원상복구’, ‘권력 및 친박 낙하산 근절’ 등의 4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KT 새노조 이해관 전 위원장은 “2년 전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며 “이는 이석채 체제 경영의 문제이고, 결국 실패했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어 “‘혁신 전도사’라고 등장했던 이 전 회장이었지만 외부 인사를 KT에 끌어들인 것 외에 아무런 혁신도 하지 못했다”며 “또 다른 ‘혁신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황 회장 체제이지만 이석채 체제 청산은 지지부진하고 문제점은 빠르게 부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용구 상임이사는 최근 개인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대량 계약해지 사태’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 상임이사는 “KT의 개인정보유출문제는 민사상 계약의 전제 조건이 되는 신뢰가 상실된 상황”이라며 “계약 해지가 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다. KT의 과실에 따른 대량 계약해지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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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황창규 체제가 출범했지만 경영현실은 여전히 시민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이 전 회장에 대한 불법·비리 경영의 청산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연루된 임원들도 퇴사 외에는 책임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정보유출 문제에 대해 “KT는 분명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보유출 책임자 징계와 근본적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또한 전임 이석채 회장 체제에서 심각하게 대두된 이른바 ‘갑을문제’에 대해선 “중소기업, 대리점주 등에 대한 KT의 갑질 횡포는 심각했다”며 “황창규 회장은 지금 당장 ‘을’ 피해자들과의 교섭과 제도적 문제 개선에 나설 것”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 전 회장의 비리를 고발했다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원상복귀와 반인권적인 노동 탄압 문제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이석채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혁신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황창규 회장이지만 실제 인사에서는 이석채 체제와 변별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T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오고, 삼성 출신 인사들의 영입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 KT에 필요한 것은 내부의 소통과 화합”이라 강조하고 “낙하산 인사가 아닌 KT 안팎에서 존경받는 통신전문가들과 통신공공성에 대한 철학을 가진 인물들이 중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