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추 <뉴스프로> 창간 인터뷰.. 노란봉투 프로젝트 참여키도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 네트워크’(이하 정상추)가 자체 전문외신번역 사이트 <뉴스프로> 창간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맞춰 세계적 석학인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촘스키 교수는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종북몰이, 제주 강정 마을 문제, 쌍용차 문제 등 한국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진단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한국 국민들이 투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촘스키 교수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놀랄만한 역사를 만들었다. 아주 오랜 동안 독재 체제에 있었지만 1980년대 민중의 투쟁을 통해 놀랄만한 민주국가를 만들어냈다. 문화적으로도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냈다”고 평가하고 “그런 나라에서 다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쌍용자동차 해고,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철도민영화 반대 파업 사건이 벌어진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이 드러냈다.
촘스키 교수는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내 진보적 지식인들, 인권·평화 운동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협적인 공세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여당 새누리당과 국가정보원은 정치권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축출하기 위한 마녀사냥에 주력하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그 때와 지금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며 “퇴보를 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촘스키 교수는 지난 대선에 있었던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관련해 “법이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다. 권력자 편은 무죄, 권력자 반대편은 유죄가 되는 현상을 너무 자주 만나게 된다”고 말하자 “질문 자체가 곧 답이다. 필요한 것은 정직한 사법제도를 갖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애초에 한국이 민주주의를 이룬 똑같은 방법을 통하는 수밖에 없다. 누가 선물로 주는 게 아니다. 독재자가 내려줄 리는 없다”며 “민중이 투쟁해서 얻어내는 수밖에 없다. 이제껏 발견된 유일한 해결책은 조직화된 대중과 그들의 행동이다. 정의와 평화를 위한 투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의 이른바 ‘종북 몰이’에 대한 질문에서 촘스키 교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정선거 진상을 밝히자고 주장하거나 혹은 정부를 비판하는 지식인과 시민에 대해 ‘빨갱이’, ‘종북주의자’로 몰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정부뿐 아니라 언론도 이런 흐름을 만들고 있다. 198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를 밖에서 누가 도와서 이루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밖에서 누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결국 민중의 자기 희생적인 투쟁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역설했다.
한편, 촘스키 교수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저항과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한다”라는 지지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는 “(한국의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실제로 그를 빨갱이로 모는 사람도 있다. 한국 대다수의 언론은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전하자 화를 내며 “바보 같은 짓이다. 러시아에서 총파업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러시아에서 아무 파업이나 하는 것을 보았나? 러시아야말로 공산국가 아닌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총파업은 정상적인 행위다. 이것은 독재 권력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막으려 시도하는 방법의 일부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며 오랫동안 신자유주의에 의한 공공부문 민영화를 반대해왔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정부의 철도,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민영화 조짐에 강하게 반발했다.
촘스키 교수는 “민영화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대표적 산물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대중을 공격한다. 국민의 복지에 대한 책임을 정부는 민간으로 전환하는데, 민간은 복지에 관심이 전혀 없다. 그들의 관심은 복지가 아니라 이윤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촘스키 교수는 쌍용자동차에서 대규모 정리 해고가 있은 후 목숨을 끊은 노동자와 가족이 24명이 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회사와 경찰에 47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 47억 원을 10만 명이 4만7천 원씩 함께 내자는 ‘쌍용차 해고자 생계지원 프로젝트, 노란봉투 캠페인’도 함께 소개했다.
그러자 촘스키 교수는 함께하겠다며 47 달러 현금이 담긴 봉투를 건넸다. 또한 촘스키 교수는 최근 나온 자신의 저서 <Making the Future>(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에 “쌍용 노동자들께. 노엄 촘스키”라고 서명하여 전달을 부탁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촘스키 교수는 “역사가 항상 똑바른 길로 가지 않는다. 국민이 방심하고 게을렀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 강조하고 “만일 국민이 이 투쟁에서 물러선다면 독재 세력이 이길 것”이라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 민주주의를 이룬 분들이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분들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 권력에 맞서야 한다. 싸워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정상추’는 촘스키 교수 인터뷰를 창간 기사로 하여 자체 전문외신번역 뉴스사이트, <뉴스프로> (www.thenewspro.org)를 시작했다. 이번 촘스키 인터뷰를 시작으로 특히 다양한 외국의 진보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정기적으로 가질 예정이며 이를 위해 한국의 진보 언론사와도 공동 기획을 해나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