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사형제도 폐지,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 등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24일 밝혔다.

셰티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 인권상황을 우려하는 구체적 사례로 철도노조 파업, 밀양 송전탑 건설, 국가보안법 등의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열거했다.

셰티 사무총장은 철도노조 지도부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는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및 파업할 권리를 부정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다고 지적하고 “국제노동기구(ILO)가 노동조합 활동가들에 대해 형법상 처벌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반복된 권고를 했지만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는 계속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전국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 반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등에 대해서는 “결사의 권리는 한국이 당사국으로 있는 자유권규약(ICCPR) 제22조와 사회권규약(ICESCR) 제8조에 보장된 권리”라고 강조했다.

▲ ⓒ 국제앰네스티

셰티 사무총장은 이어 밀양 송전탑 건설 논란에 발생하는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밀양에서 ‘진정한 협의 부재’를 언급하며 “밀양 주민들은 2007년 11월 정부가 이 사업을 승인하기 전인 2005년에 있었던 사전협의과정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포함되지 않았고, 충분히 고지가 되지 않아 해당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셰티 사무총장은 “주민들은 765kV 송전탑이 자신의 인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하게, 적절한 시기에 알 권리가 있다”며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한 인권 및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어야 하고, 조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셰티 사무총장은 우리의 국가보안법에 대해서 “2006년 11월 자유권 위원회는 ‘단지 적과 일치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어, 그에 대한 동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쓰고 있다”고 밝히고 “한국 정부는 통합진보당 해산 및 통합진보당 당원 관련 어떤 법률적 행위에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업체가 터키당국에 상당한 양의 시위진압장비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2013년 터키 경찰이 터키 전역에서 일어났던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적이고 자의적으로 해산시킨 사실에 근거해 이번 한국산 시위진압장비의 공급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셰티 사무총장은 이밖에도 ‘사형제 폐지와 모든 사형수에 대한 감형’, ‘노동자들의 비폭력적 파업 참여 권리 인정과 노동조합의 국제 노동기준에 따른 결사의 자유 보장’,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 자유 확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할 법적 규제 마련 및 대체복무제 보장’ 등의 이행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