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팀 도덕성·자질 문제 수면 위로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좌익효수’ 국정원 직원이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 수사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8일 <노컷뉴스>는 사정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좌익효수’ 아이디로 3,500여 개의 협박 및 지역 폄훼, 성폭력 댓글을 올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이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에서 수사관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5.18 민주화 운동과 호남 지역 등을 폄훼한 인터넷 댓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 ‘좌익효수’가 서울시 간첩 사건에 개입한 것은 수사의 객관성을 크게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좌익효수’는 40대 남성인 국정원 대공수사관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자세한 신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좌익효수’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 ‘망치부인의 생방송 시사수다’ 진행자 이경선씨의 딸 등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맹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좌익효수’는 이씨에게 “죽이고 싶은 빨갱이 OO” 등 폭언을 담은 댓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했다. 이씨의 어린 딸에게는 “‘저 x도 지 애미 닮아서 x같이 생겼네’ ‘저 x도 커서 빨갱이 되겠지’ ‘운동권 애들한테 다 대주고, 나 같으면 줘도 안 먹겠지만’”이란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씨는 ‘좌익효수’를 명예훼손, 협박·모욕, 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고소인 조사만 마친 후 아직까지 피고소인인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에 대한 조사를 미루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국정원 직원이 강압, 위조·조작 의혹이 불거진 서울시 간첩 사건의 핵심 수사 인력으로 드러나면서 국정원 수사팀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 간첩 사건은 1심 재판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의 강압·폭행 논란으로 무죄로 판결된데 이어 항소심에서의 핵심증거로 제출한 검찰과 국정원 측의 중국 공문서 위조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컷>에 따르면, 간첩 사건의 국정원 수사관은 10명으로 알려졌으며 수사 초기부터 서울시 공무원 출신 유모씨(33)의 간첩 사건에 깊숙히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일부는 유씨의 여동생에게 허위 자백을 하라고 강압과 폭행 등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1심 재판부는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국정원 측은 서울시 간첩 사건을 지난 2007년부터 첩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해당 사건이 공개된 시점이 지난 2013년 1월로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진 시점이어서 초기부터 논란이 돼 왔다고 <노컷>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