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에 팔려가 무일푼 염전 노예로 생활한 40대 남성 2명이 경찰의 구출로 수년만에 가족에게 돌아가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머니투데이는> 서울 구로경찰서가 무허가 직업소개업자의 꾐에 속아 목포의 한 섬에 위치한 염전으로 팔려간 지적장애인 채모씨(48)와 노숙자 김모씨(40)가 1년 6개월~5년 2개월 동안 소금 만드는 일에 강제 동원되었고, 이들을 구출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2008년 11월 목포에서 직업소개업자 고모씨(70)에게 밥 2끼를 얻어먹으며 일자리 권유를 듣고 따라갔다가 목포의 한 섬에서 염전업을 하는 홍모씨(48)에게 넘겨져 지난달 28일 구출 때까지 5년2개월간 임금을 한푼도 못 받고 노역을 했다.

김씨는 2012년 7월 4일 노숙생활을 하던 중 영등포역의 노숙자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무허가 직업소개업자 이모씨(63) 등 2명에게 속아 홍씨의 염전으로 팔려가 1년6개월간 채씨와 함께 강제 노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채씨와 김씨는 각각 지적장애인과 시각장애(5급)가 있었고, “같이 가면 편하게 잠도 재워주고, 일자리를 주겠다”는 소개업자들의 거짓말에 속아 강제 노역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가 업자들에게 넘긴 소개비는 김씨 몫으로 100만원, 채씨 몫으로 30만원에 불과했다.

<머투>에 따르면 채씨 등은 염전 작업을 하는 3~9월에는 홍씨의 6000평 규모의 염전에서 소금 내는 일을 했고, 그 외 기간에는 논, 밭 일 등 집안일에 주로 동원됐다. 이들은 쇠파이프 등을 이용한 홍씨의 폭행에도 시달렸고, 채 하루 5시간을 자지 못하고 일을 하기도 했다. 숙소는 창고를 개조한 누추한 곳으로 알려졌다.

▲ ⓒ'구로경찰서'

채씨 등은 김씨가 섬에 온 지 1달 만인 2012년 8월쯤 고된 노동에 벗어나려 1달간 3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섬 주민들의 연락을 받은 홍씨에게 발각돼 성공하지 못했다. 홍씨는 이들에게 “한번 더 도망치려 하면 칼침을 놓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구출하게 된 계기는 김씨가 어머니 배모씨(66·여)에게 몰래 보내기 위해 밤마다 적던 편지에서 시작됐다. 김씨는 “섬에 팔려 와서 도망갈 수 없다. 구출해 달라”는 내용을 편지로 써 품 안에 간직하던 중, 지난달 13일 이발하려 읍내에 나온 틈을 타 우체국에서 어머니께 편지를 부쳤다.

편지를 받은 배씨는 구로서에 편지를 제보했고, 서제공 실종수사팀장(경위)을 비롯한 경찰의 수사 끝에 김씨가 구출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6월 배씨의 가출 신고를 받고 김씨에 대해 수사 중이었다.

채씨는 경찰 방문 당시 처음에는 “자진해서 일하는 중”이라고 말했으나 전산 조회 결과 5년 전인 2008년 7월 대전에 거주하는 누나가 실종 신고한 사실이 드러나 구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 등을 유인해 강제 노역을 시키는 등을 목격할 경우 이를 즉시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머투>에 강조했다.

경찰은 노역을 시킨 염전 주인 홍씨와 직업소개업자 고씨를 영리목적 약취·유인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해 신병 처리를 검토 중이다.

홍씨는 폭행 등을 인정하나 임금을 지금이라도 지불하겠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유인했던 직업소개업자 이씨 등 2명에 대해 추적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머투>는 전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자**)은 “예전에도 이런 사건이 있었는데 아직도 안 사라졌네. 엄벌하라. 인간들이 아니다”고 일갈했고 또 다른 네티즌(지**)은 “지금부터라도 염전에 종사하는 사람들 전부 조사해서 섬 노예가 아닌지 조사해라.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말 그대로 지옥의 섬이구나. 북한하고 똑같네”(stk***), “이렇게 음지에서 고통받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제발 신경 좀 써주세요”(예**), “섬 주민들도 방관죄 및 주인이라고 하는 것 도와준 죄로 처벌해라!”(키*), “이게 21C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인가??”(꼬*), “섬 주민들도 처벌해라. 저건 인신매매범들이야”(양**)　등의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