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모티브 ‘변호인’ 개봉 전부터 극과극 ‘평점 다툼’

역사적 배경 난도질 ‘부림사건’ 색깔론 등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영화의 주요 사건으로 등장하는 ‘부림 사건’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재주목 받으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다음달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 제작 위더스필름)은 개봉을 한달여나 앞두었음에도 평점 다툼이 거세다. <변호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21일 현재 15,926명의 참여로 평점 6.06을 받고 있다. 지난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인 <친구2>가 개봉 전 2,174명의 참여로 7.51의 평점을 받은 것에 비하면 매우 뜨거운 관심이 <변호인>에 집중된 셈이다.

네티즌들이 <변호인>에 매긴 평점은 극과 극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꼭 봐야하는 영화가 아닐까.. 정의로운 사회 속에 정의로운 사람 이야기는 부러진화살처럼 봐야하지 않나”(arpr****), “중요한 사건을 다룬 영화인만큼 완전 기대 되네요”(eunj****), “진솔한 인권변호사의 인권을 위한 열정 기대합니다”(luck****) 등의 의견으로 만점인 10점을 주었다.

또 다른 다수의 네티즌들은 “노무현 미화? ㅉㅉ”(harr****), “역시나 세뇌는 문화를 통한 감성팔이가 갑이제”(lbhk****), “자기 자신도 변호 못해서 뛰어내린 사람이 뭐 대단하다고 영화로까지 만들어주나”(maho****) 등을 게시하며 최하점인 1점으로 평했다.

'네이버' 영화 평점 캡처 화면.
'네이버' 영화 평점 캡처 화면.

중간 평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네티즌들은 만점과 최하점으로 나뉘어 영화에 평점을 매기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예찬과 비난을 함께 게시하고 있다.

영화의 역사적 배경이 된 ‘부림 사건’도 재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민주화운동으로 인정 받은 부림 사건에 대한 색깔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와 일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부림사건에 대해 당시 수사 검사를 맡았던 고영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부림 사건은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공산주의 운동이었다. 그 피의자가 저한테 한 이야기가 있다. ‘지금은 우리가 검사님 앞에서 조사를 받고 있지만 곧 공산주의 사회가 될 것이다. 역사가 바뀌면 주역도 바뀌는 법이고 그러면 우리가 검사님을 심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위더스필름'
ⓒ'위더스필름'

이어 “그렇기에 부림 사건이 공산주의 운동이었다는 것을 저는 확신 하고 있다”는 내용을 게시물로 올리고, 이 사건을 변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도 공산주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지난 9월 고영주 위원장은 <주간조선>에 “부림사건은 명백한 민중 민주주의 운동, 즉 공산주의 운동이었다. 노무현·문재인 두 사람은 부림사건을 변호하며 핵심인사들과 인맥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베 등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은 고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문재인 의원이 당선됐으면 공산주의 국가가 됐을 것’이라며 크게 호응을 보냈다.

부림 사건은 지난 1981년 부산지역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이적표현물 학습과 반국가단체 찬양 고무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하지만 불법적인 절차에 더해 혹독한 고문 흔적이 나오는 등 전두환 정권 집권 초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산지역 최대 용공 조작 사건으로 밝혀졌다.

당시 부림 사건으로 강제 연행돼 고문을 받은 바 있는 고호석 씨는 <미디어오늘>에 “부림 사건은 81년도에 일어났고 문 의원은 82년에 막 부산지역 변호사로 오면서 노 전 대통령과 일을 같이 하기로 한 것”이라며 “우리 사건의 변호인 명단에 문재인 의원은 없었고 단 한번도 법정에 나온 적이 없는데 이를 알고 있는 고영주 위원장의 주장은 완전한 왜곡, 날조”라고 비난했다.

고씨는 “대공분실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해 유치장으로 넘어오면서 다른 소리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협박해 고도로 위축된 상태였고 유치장에서 밤마다 악몽을 꿨다. 그런 정신 상태에서 검사를 위협하는 말을 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경찰 조서와 검찰 조서가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같다. 고영주 위원장의 주장은 검찰에 유리한 진술인데 그럼 진술을 적은 조서를 공개하면 되는 일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에 제작사 측과 배우들은 정치적 해석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 제작 보고회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지는 않았다.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하긴 했지만 인물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치열한 시대에 상식적으로 살려고 했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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