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외면 VS 국민스포츠 격려.. 관례상 문제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 깜짝 시구자로 나선 것과 관련, 야권에서는 “복잡한 정국 외면하는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를 두고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시구가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기 보다는 복잡한 정국을 외면하는 한가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질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최근의 떨어지는 국정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서 전 국민적 관심이 모인 야구장으로 달려간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며 “야구장의 한 석 만큼이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들의 함성도 더 크다는 것을 꼭 아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의 시구. 현 상황 빼다 박은 듯. 지난 대선 관권 선거 정황에 대한 진실규명 요구에 대통령은 공을 던지는 시늉만 하고 새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은 ‘수사’라는 배트를 들고 휘두르는 척만 할까 걱정이네”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시구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온라인상에서도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 네티즌(130***)은 “지금 부정선거 때문에 난리인데 댓통령님께서는 아무 말없이 묵묵하게 시구하고 계시네요”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네티즌(스빠**)은 “스포츠에 있어서 만큼은 여야를 떠나서 대통령 시구도 괜찮아 보이던데요. 예전 노무현 대통령님 시구 때도 보기 좋았고.. 굳이 뭐라할 것 까진”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금 야구장 갈 때냐? 국민의 반은 의혹을 품고 있는데”(설상**), “대구 경북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정권의 대통령이 지역 연고로 하는 삼성과 경기에 시구자로 나왔을 때 심판들한테 전혀 영향이 없었을까?”(들*), “시구하려면 1차전에서 하지”(푸**), “지금 야구공 던지고 있을 때 아닙니다. 빨리 부정선거의혹 밝히셔야죠 지금 난리구만..”(l**)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또한, 깜짝 이벤트로 진행된 대통령의 시구에 관례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례상 방문팀 마스코트는 홈팀 구장에 들어오지 않는다. 경호상 굳이 두 명의 마스코트가 필요했다면 철웅이만 두 명 나갔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두산 베어스의 홈인 잠실구장은 이날 박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경호원들이 각각 두산과 삼성의 마스코트로 위장한 후 마운드에 올랐다.
홍 교수는 이어 “박 대통령은 방문팀 류중일 감독하고만 인사를 나누고 갔다. 실제로 한 신문 헤드라인에는 ‘박근혜 류중일 감독, 1승 꼭 하세요’라는 제목이 달리기도 했다”며 “홈팀 감독하고는 아예 인사도 안했습니다. 뭐 이건 경호 동선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합니다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의 시구 패션도 화제로 올랐다. 특히 박 대통령이 신고 나온 운동화가 일본 우익단체를 후원하는 기업인 아식스 제품인 것이 알려지며 일각에선 공식 석상에서의 적절치 못한 선택이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