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5일 ‘삼성으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한 <한국일보>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 ⓒ 황교안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황 장관은 소장에서 “1999년 삼성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았다는 의혹은 이미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무혐의로 결론 난 사안이다. 조준웅 당시 특별검사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무혐의 종결했다’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삼성X파일 사건’을 수사하며 삼성 관계자를 무혐의 처분한 반면 이를 보도한 이상호 전 MBC 기자와 노회찬 의원은 기소했다는 보도 내용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황 장관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 수리가 이뤄진 미묘한 시기에 보도를 해 악의적인 목적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16일자 <기자의 눈>을 통해 황 장관 금품 수수 의혹 보도와 관련 “금품 제공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되 ‘받은 적 없다’는 황 장관의 해명까지 충실히 담았다. 한마디로 ‘합리적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비리 의혹을 다룬 기사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장을 들춰보며 좌절했다”며 “법무부 수장이 법을 앞세워 부리는 억지에선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상식을 권력 앞에 무릎 꿇리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렸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한국>은 또 “황 장관은 소장에서 사실관계 왜곡까지 서슴지 않았다”면서 “K변호사가 ‘액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1,500만원이 아니라 600~700만원이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금품 자체를 전달한 적이 없다’는 말로 바꿔 놓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게다가 K씨가 한국일보의 첫 보도 이후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금품을 전달한 장소, 함께 있었던 제3의 인물, 나중에 다른 검사를 통해 확인한 내용까지 줄줄이 밝혔는데도, 소장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황 장관은 1억원의 배상금과 함께 기사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기사 1건당 하루 10만원씩 달라는 신청도 법원에 냈다고 <한국>은 밝혔다.

<한국>은 황 장관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17일 예정된 법무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에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트위터에 “대체 법무부는 언제 감찰 들어가는가. 언론사 의혹제기. 당사자 부인 언론사 소송. 채동욱과 너무나 유사한데”라는 글을 게시했다.

정의당 서주호 사무처장은 “정말 가지가지 하는군요. 황교안은 역대 최악의 법무부 장관으로 남기로 작정한 건가요? 황교안은 즉시 법무부장관 사퇴하라!”라고 비난했다.

한 네티즌 ‘sole****’은 “채동욱은 개인의 도덕성의 문제로 졸지에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황교안 법무장관은 더 더러운 삼성의 뇌물을 먹은 의혹이 있고 그것도 몇 차례인지는 철저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검찰이나 법무부의 감찰을 받아야 하는데 왜 사퇴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SNS상에는 “채동욱 사건이 남긴 폐해 중 하나는, ‘황교안 장관이 받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잘못된 기초논리가 생긴 것입니다” (legal***), “황교안 법무부장관, 아직도 사퇴 안하시는구나. 감찰 안 받으십니까?”(sid*****), “굴복하면 안 됩니다”(psk****)라는 반응들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