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를 포함해 검정을 통과한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모두 수정·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뉴시스>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한 ‘교육부 장관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수정 명령·권고 및 선정·주문 일정 연기에 대한 검토’에 따르면, 수정 명령을 결정하려면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를 다시 거쳐야 하는데 8개월이 걸려 교육부 장관이 수정 명령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이 2008년 금성출판사가 발행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 명령에 대해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 검정절차상의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는 8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내년 3월부터 한국사 교과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과용도서심의회 절차를 거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부가 당초 이달 11일까지로 예정된 교과서의 선정·주문 절차를 다음 달 말까지 연기하게 되면 각 학교가 전시본을 사전 평가할 수 있는 기간이 2주 이내로 단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선정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교사들이 새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 준비를 하는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일선 학교들은 교과서 선정은 하는 데 한달 안팎의 시간이 주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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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교과서 선정·주문 시기를 1학기 시작 6개월 이전으로 정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지 않는 한 학교장이 그 시기를 지킬 수 있도록 교과서를 발행·공급해야 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주문도 소개했다.

앞서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교과서 저자들이 교육부의 수정·보완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어 새 학기를 앞두고 새 교과서에 대한 혼란이 예상된다.

박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를 구하기 위해 법적 근거도 없는 소란을 벌인 교육부의 행태가 한심하다”며 “새 교과서에 대한 준비부족으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한만큼 이제라도 자격미달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교육부를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친일 논란 등을 빚었던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뜨거운 공방이 오고갔다.

여당은 민주당이 역사교과서 감수를 반대해 교과서 부실에 일조했다고 주장 등을 내놨고, 야당은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친일·독재 미화 뿐만 아니라 반공반북 이념을 미화의 기초로 삼고 있다는 등 날선 비판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