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3차장, 댓글사건 당일 김용판 ‘만나’ 수사상황 물어

이종명→김용판 “우리직원 현행범 아니라 감금된 상황”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 발생한 당일 국정원 고위 간부가 당시 김용판 서울 경찰청장을 만나 사건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며칠간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검찰은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지난해 12월11일 김 전 청장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한 데 이어 당일과 14일, 16일 등 총 3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 국가정보원
ⓒ 국가정보원

11일은 민주당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김씨를 신고한 날이며, 14일은 경찰이 김씨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노트북 등의 분석 작업에 들어간 날이다. 또 16일은 경찰이 “김씨의 선거 개입 댓글 작성은 없었다”는 허위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날이었다.

특히 이들의 통화가 경찰의 허위수사결과 발표 직전 등에 이뤄져 김 전 청장의 국정원 사건 축소‧은폐 지시에 국정원의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당시 이 전 차장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인터넷 활동을 담당한 대북심리전단 등을 지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차장은 12월 11일 저녁 김 전 청장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수서경찰서의 수사진행 상황을 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을 상대로 “경찰이 김씨를 현행범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국정원의 (부정적인)입장을 전달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전 차장은 “11일 저녁은 3주 전 미리 잡은 약속이었고 김 전 청장에게 수서서로부터 보고가 없었는지 등 사실관계만 짧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일 전화통화에 대해서는 “김 전 청장은 ‘(김씨가)현행범 수준일 것’이라고 이야기 했고, 내가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우리 직원이 현행범이 아니라 감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해 사건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는 한편, 14일 통화에서는 자세한 수사 상황에 대해 묻지 않았다며 외압 가능성을 부인했고, 16일 오후 통화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