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이정희, 정치적으로 지혜롭지 못하다” 공개비판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참석한 이른바 지하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의 5월 12일 회합 녹취록 요약본을 보도한 <한국일보>가 2일 A4 62쪽 분량의 전문을 공개하며 이석기 의원과 <한국> 측이 ‘진실공방’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A4 62쪽 분량 전문을 공개하며 이석기 의원 측이 총기 마련과 기관 시설 파괴 등과 관련, ‘모른다’는 해명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요약본을 단독 입수, 공개했다”며 “그러나 전문 공개 요구가 높고 녹취록의 진위 및 내란음모 혐의 적용의 타당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독자에게 객관적인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이 “전쟁이 벌어질 경우 하루 전이라도 빨리 평화를 실현하자고 말한 것”이라는 주장과는 다른 발언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는 “전 세계 최강이라는 미 제국주의와 전면으로 붙어서 조선 민족의 자랑과 위엄과 존엄을 시험하는 전쟁에서 승리의 시대를 후대에게 주자”, “우리가 싸우는 대상이 바로 북이 아니라 외래 침략자라는 것” 등의 발언을 했다.
문제가 된 ‘사제폭탄’ 발언도 당일 회합 마무리께 등장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전체 다수의 대중들이 동지들이 모였으니까 표현을 우회해서 물질, 기술적 총은 언제 준비하느냐”며 “인터넷에 보면 쟤들이(미국 추정) 우리보다 훨씬 치밀하게 향후 조선반도의 정세에 군사적인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다”고 나와있다.
이 의원은 이어 “인터넷 사이트에 사제폭탄 매뉴얼도 공식도 다 떴는데 쟤들은(한국의 보안당국 추정) 이미 벌써 그걸 추적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사제폭탄 사이트가 굉장히 많이 있다”며 “심지어는 보스턴 테러에 쓰였던 압력밥솥에 의한 사제폭탄 매뉴얼 공식도 떴다”고 밝혔다. 압력밥솥 폭탄 테러는 지난 4월 미국 보스톤 마라톤에서 발생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알게 모르게 침투했던 계량주의, 합법주의, 공산주의 등을 척결하는 주요한 시금석, 물질적 기준이 너무나 분명하다”며 “기본 가치만 서면 정말 물질, 기술 준비의 어마어마한 내용들은 자기 사업장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자루 권총이란 사상”이라며 “이 한 자루 권총이 수만 자루의 핵폭탄과(보다) 더한 가치가 있고 우리가 관점만 서면 핵무기보다 더한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를 들면 보안사항인데 A라는 철탑이 있다고 하자. 그 철탑을 파괴하는 것이 군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그 방법은 내가 알지 못 한다”며 “그런 경우가 무궁무진하다. 존재가 보이지 않는데 엄청난 무기가 있어서 도처에서 전국적으로 그런 세력이 전쟁을 한다면 그 새로운 전쟁에 대한 새로운 승리를 새로운 세상을 갖추자. 언제부터? 오늘부터 하자”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의원은 “볼셰비키 혁명을 전개하면서 엄청나게 죽었다. 당시에는 엄청난 피해가 있었으나 나중에 전국적인 혁명의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영리만 따지지 말고 즉각 전투태세로 돌아갈 준비가 잘 됐냐”, “실질적인 내용으로 물질적으로 강력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당장 준비하기 바란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또한, 이 의원은 RO 회합에서 이정희 진보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의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4월 이정희 대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현 정세를 바라보는 일관된 편향된 대표적 사례”라며 “그 당시 긴장국면 대부분이 미국에서 만든 건데 북에서 마치 그 전쟁을 조장하여 된 것인 양 오도할 수 있는 정치적인 오판할 수 있는 원인을 왜 진보당에서 제공하느냐, 그것은 민주당에서 하면 되지 우리는 침묵하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된 기사의 댓글을 소개하며 “그렇게 말한다고 종북 아니야?” 등의 조롱이 섞인 듯한 비판을 하기도 했고, 강연 초반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설명하며 A4용지 두페이지 분량에 걸쳐 이 대표의 태도를 “정치적으로 지혜롭지 못한 거다”는 식으로 꼬집었다.
<한국>은 이 의원의 발언 수위는 당시 회합이 “통상적 정당 행사였다”는 진보당의 공식 해명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 대표의 상황 인식을 신랄히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도리어 운동권의 정세 토론장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논란에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는 자신이 트위터(@kyung0)에 “결국 논쟁은 사상의 자유에 귀착될 것”이라면서 “기득권과 미국을 증오하는 진보당의 녹취록이나 전라도민을 증오하는 일베류나. 증오의 발언들(Hate Speech)이 언론의 자유에 포함되는것인진 자유선진국에서도 논란”이라고 적었다.
파워트위터리언 레인메이커(@mettayoon)는 “녹취록에 적시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내란죄는 모르겠지만, 이적에 대한 죄는 물을 수 있다”면서 “이석기의 진실에 대한 소명이 필요해 보인다”는 글을 게시했다.
또다른 파워트위터리언 정중규 대구대 한국재활정보연구소 수석연구위원(@bulkoturi)은 “마치 ‘이석기 녹취록’을 특종으로 다루려고 다시 살아난 듯한 <한국일보>의 아이러니...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이 또한 진보진영의 일반적 정서가 뒷받침되기에 호응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