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박범신 등 “또 다른 안도현 주저하지 않을 것”
문인 217명이 안도현 시인의 절필 선언을 지지하고 그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217명은 29일 ‘절필이 강요되는 시대, 우리는 함께 싸운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납득하기 어려운 기소 사유를 은폐하기 위해 재판을 길게 끌고 감으로써 시인의 순결한 영혼을 짓밟고 숨통을 조일 것이고,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시인이기에 그는 이런 고통스러운 선택을 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성명에는 소설가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 소설가 박범신·윤흥길·이순원·공선옥씨, 시인 도종환·정호승·김경주씨, 평론가 염무웅·이명원씨 등 217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또한 안도현 시인의 절필 선언에 대해서도 “시인의 결단은 단지 절필 사건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펜을 놓는 선언적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이상 징후를 경고하는 것”이라 결론 내리며 “국가 권력의 횡포로 문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이 침체되거나 위기를 맞게 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안도현이 되는 걸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도현 시인은 지난달 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안 시인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소장하고 있다가 유실된 안중근 의사 유묵의 소재와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한편, 문인·시민사회단체·정치인이 참여하는 ‘(가칭)안도현 시인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모임’도 출범할 예정이다. 이들은 8월1일 전주지법에서 열리는 안씨의 첫 공판 전 모임을 결성해 재판 당일 법원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 모임에는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의원, 명진 스님, 김용택 시인 등 100여명이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