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본, “대화록 전문에 없는 내용 넣기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이명박 정부 때 한 차례 짜깁기된 데 이어 박근혜 정부에 와서 더욱 심하게 왜곡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한겨레>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5월에 만든 발췌본(이하 이명박 정부본)과 지난 20일 새누리당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공개한 8쪽짜리 발췌본(박근혜 정부본)을 대화록 전문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한겨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관련 대목을 예로 들며, 대화의 전체 문맥을 거두절미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부분만 뽑거나 짜깁기했다고 보도했다.
내용을 보면, 이명박 정부본은 “NLL은 국제법적 논리적 근거가 분명치 않고, 헌법문제도 절대 아님.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음”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대화록 41쪽(오전 회담)과 74쪽(오후회담)의 대화 내용 중 일부를 마치 한 문장인 것처럼 엮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본의 경우, 이를 나눠 페이지별로 수록해 놨지만 편의대로 필요한 대목만 늘어놓았다. 또 “NLL 가지고 이걸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 그건 옛날 기본합의에 연장선에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라고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본과 박근혜 정부본 모두에서 아예 삭제됐다.
6자회담과 대미관계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부본과 박근혜 정부본은 “북측 입장을 변호해왔다”는 대목만 부각시켰을 뿐 노 전 대통령이 북한의 6자회담 적극 참여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전후 맥락은 잘라냈다. 즉 ‘북 변호’를 언급한 뒤 노 전 대통령이 북한에 “미국하고 적대관계, 관계정상화를 풀어야 되고요. 일본하고도 아니꼬와도 문제를 풀고 가야 합니다”라고 촉구한 부분이 있음에도 뺐다.
또 정상회담이 굴종과 비굴의 저자세로 일관했다고 몰아붙였다. 이명박 정부본에서는 “남측은 데모가 너무 자유로운 나라라서 모시기도 그렇게…우리도 좀 어려움이 있음”과 “임기 마치고 평양 좀 자주 들락날락하게 할 수 있게…”를 들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촉구하고, 회담을 부드럽게 마무리하려는 발언을 “국익 저해, 국가위신 추락”으로 몰고 갔다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본은 노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대화록 전문에 없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전문엔 “이 문제에 대해서 나는 위원장하고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69쪽), “위원장께서 지금 승인해주신 거죠”(74쪽), “내가 받은 보고서인데 위원장께서 심심할 때 보시도록”(102쪽)으로 돼 있는데, 박근혜 정부본은 이 세 문장을 발췌하면서 모두 “위원장님”이라고 호칭을 바꿔 적었다.
이같은 보도에 네티즌들은 “저런 조작과 거짓을 일삼는 세력은 싹 다 치워버리고 싶어요”(muz0****),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느 인간이 만들었는지 찾아내면 진실은 밝혀집니다”(mt****), “역시, 이명박근혜...하는 짓이 똑같네”(ks*****), “이것이 사실 보도라면. 아주 악의적이라고 봐도 된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hanh****), “구태정치로 국민을 속일 수 없다”(jurn****), “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행동이 말보다 더 크게 말한다 -MB-”(sub1****)며 비난을 쏟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