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고발사주 사건’ 관련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1심 결과에 대해 사건의 전모가 “한 30% 정도 밝혀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 전 부장은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는 남은 의혹에 대해서는 “우선 검찰 내부, 한마디로 윗선과 공범에 대한 규명”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이미 이 사건에 피의자 신분이었다”고 상기시키고는 “수정관실의 성상욱 검사와 임홍석 검사, 또 당시 카카오톡 대화방을 구성했던 권순정 검사, 또 대검 밖에서 수정관실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김유철 검사 등, 만약 범죄 행위가 있었다면, 이들의 행위와 관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고발사주 사건’ 관련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를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여당(국민의힘)이 결탁한 고발 사주로 손준성 검사가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해 검사권을 남용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당시 고발장에 피해자로 등장하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에 대한 윗선 여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며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수족과 같았던 손 검사는 단독 범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진정한 범죄는 그 행위로 이익을 본 사람이 범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윗선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를 전면적으로 재수사를 해야 한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발사주’를 공익제보한 조성은 씨는 손준성 검사 1심 판결 이후 진행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포인트에 대해 “공수처의 역할”이라고 짚고는 “당시 공수처가 손준성만 단수로 기소한 건, 수사 과정에서 수많은 방해 때문에, 일단 한 명만 기소해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추진력이 생길 수 있으니 길게 보고 가자는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제 재판부에서 사실관계 확정을 이 정도로 해줬으면, 당연히 따라오는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는 “재판부가 이 정도로 도와줬으면, 이제 공수처는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차기 공수처장을 뽑는 후보추천위원회(추진위)가 7차례 회의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 공수처장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현재 여당 쪽 위원들은 공수처 폐지론을 주장해 온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수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지휘부 공백 상황에서 일선 수사부서가 여러 예민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수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계속 바뀌는 윗선 신경 쓰느라 수사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환경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