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화재현장서 韓 만난 尹, 정작 피해 상인들은 안 만났다

박영훈 “재난 현장을 윤-한 ‘화해의 연극’ 무대로밖에 안 봐…기괴하고 소름”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약속 대련 봉합쇼’ 장소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후 한 위원장 등과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수산물 특화시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정작 설 대목을 앞두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시장 상인들을 만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지역언론 <디트NEWS24>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도착 직후 김영배 서천소방서장으로부터 5분간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불에 탄 건물을 10여 분간 살폈다. 이어 상인들이 모여있던 화재 건물 바로 옆 고객지원센터 인근으로 이동했다.

매체는 “당시 현장에 있던 상인들과 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2층에 머물고 있는 상인들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피해지원 약속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내 자리를 뜨자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앞서 상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화재 현장에서 대부분 밤을 새웠다. 잔불 정리에 들어갈 때쯤인 23일 오전 7시가 되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장에 도착했다. 상인들은 “김 지사가 ‘오늘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께서 여러분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방문 예정’이라고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면담조차 하지 못한 상인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한 상인은 “밤을 새우고 아침부터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냥 갔다. 상인들을 만나지 않으려면 여길 뭐 하러 왔나. 불구경하러 왔나”라고 성토했다.

오마이뉴스는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기자에게 “현장이 어수선하고 동선이 복잡해 (안전을 이유로) 상인들과 면담이 취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박영훈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은 SNS를 통해 “불탄 재난의 현장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화해의 연극’의 무대로밖에 안 보는 듯하다”며 “정말로 기괴하고 소름 돋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호형호제하며 화해 연극이나 하는 모습이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언제부터 우리 정치가 어려움에 빠진 국민들은 외면하게 되었을까요”라고 꼬집고는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국민과 재난의 현장을 병풍으로 세우게 된 지금의 모습이 정말로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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