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졌다” 보고에 임성근, ‘왜 물에 들어갔냐’ 아닌 ‘왜 빠졌나’ 물어
‘故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수중수색 중이란 걸 알지도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사고 발생 직후 현장 간부와 나눈 대화에서는 ‘수중수색’이 전제된 표현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박정훈 대령 항명 사건을 심리 중인 군사법원에 제출한 2차 진술서에서 임 전 사단장은 지난 7월19일 오전 사고 발생 직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뤄진 보고를 설명하면서 “(채 상병 소속) 포병7대대장이 보고한 대로 수변(지상/육상) 수색 작전 중에 물가에 지반이 내려앉아서 하천 본류에 흐르는 급류에 휩쓸렸다고 인식했다”며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수변지역은 지상/육상인데 (포병7대대장이) 지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한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포병7대대장 ㄱ중령은 지난 20일 보고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 등을 공개하며 “(사고 직후인 7월19일 오전 9시 13분 임 전 사단장에게) 높은 깊이까지 삽으로 물 바닥을 긁다 보니까 지반이 무너지면서 빠져들어갔다고 한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2차 진술서에서 “수차례 절대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강조를 했고, 이를 신속기동부대장도 (장병들에게) 수차례 지시했다고 보고받았기에 (장병들이) 이에 반하고 물속(본류) 수색을 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하지만 복수의 간부들은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하라”고 임 사단장이 지시했고, 이를 ‘수중수색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군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0일 채 상병 소속 부대장인 포병7대대장이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보고한 통화 녹음 내용이 공개됐다.
공개된 첫 번째 녹음파일에서 포병7대대장은 자신도 실종 현장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 인원은 떠내려... 깊은 데서는 (수색을) 안 했다는데 인원이 떠내려가고 지금 안 보인다고 그래서 빨리 가보고 있다”라고 보고했다.
두 번째 녹음파일에서는 임 전 사단장이 “왜 (물에) 빠졌냐”고 묻자 포병7대대장은 “삽으로 (강)물 바닥을 긁다 보니까 지반이 무너지면서 빠져 들어갔다고 한다”고 보고했다.
포병7대대장과의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은 ‘물에 들어갔던 거냐’라든가 ‘왜 수중수색을 했냐’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고, ‘왜 빠졌는지’만 계속 궁금해 했다. 그러던 임 사단장은 ‘실종 장병이 수영할 줄 아냐’고 추가로 묻고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