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의 처남 A씨 마약수사 무마 외압 의혹과 관련해 처남댁인 강미정 씨는 “고모부(이정섭 차장검사)의 개입이구나, 큰일 났구나(싶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21일 방송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여러 크고 작은 민원들을 이정섭 검사님이 해결해 주신 걸 알고 있다”며 관련 정황을 언급하고는 “그런데 이거는 (남편 마약 투약 사건은) 민원을 들어줬으면 안 됐던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관련기사: ‘이정섭 비위 제보자’ 처남댁이 의원실을 찾아간 이유)

▲ 강미정 씨/ 이정섭 검사 처남댁. <이미지 출처=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영상 캡처>

강미정 씨는 2023년 2월 6일 자정께 남편 A씨를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강 씨에 따르면, 당시 경찰관 두 명이 먼저 왔고, A씨가 약에 취해있는 동영상과 함께 관련 자료들을 보여줬더니 ‘두 명 갖고는 안 되겠다’며 경찰관 두 명을 더 불렀다.

강 씨는 경찰관 2명이 남편 A씨와 이야기하는 동안 자신은 강력계 형사들에게 자료 등을 보여주며 진술하고 있었다면서 “(강력계 형사분들이) 정말 심각하게 잘 들어주셨다. 심각하게 듣다가 ‘그러면 지금 들어가서 검사를 할까’ 이런 이야기들을 저하고 나누고 있던 강력계 형사 두 명에게 전화가 왔다”고 떠올렸다.

이어 “통화한 (형사)분이 전화를 끊으면서 ‘우리 (경찰서로) 들어오래’ 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 이후 경찰들은 “‘본인이 검사를 거부한다. 그럼 저희는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철수해야 된다’”고 하면서 돌아갔다고 전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그리고 그다음 날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강미정 씨는 “저는 아이가 집에 있으니까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갔는데, 저희집 식탁에 이정섭 검사 와이프가 앉아있었다”고 했다.

강 씨는 동영상이나 통화내역은 없고 “정황만 있다”면서도, 그 전에도 여러 가지 민원이나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이정섭 검사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날짜 그 시각에 수발신 내역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강 씨는 “본인(남편)이 항고이유서에 그 시각 마침 가족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영장이 없이는 임의동행 혹은 임의제출 간이 시약검사 하지 않아도 된다, 라고 조언을 받았다는 내용을 적었다”고 짚고는 “수발신 내역을 볼 수 있는 기간이 1년이다. 날짜가 얼마 안 남았다. 빨리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월 6일 출동한 경찰들이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돌아가자 강 씨는 다음날인 7일 남편 A씨의 폭행과 마약 투약을 고발하기 위해 직접 수서경찰서를 찾았다.

강 씨는 “그날 수사관들이 잘 진행해주셨다”며 “하지만 얼마 뒤 수사관이 바뀌었는데, 그렇게 바뀐 수사관이 6명”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섯 번째 수사관과 함께 핸드폰 포렌식을 위해 서울경찰청에 갔다. 그때 핸드폰 속 SD카드가 없어지기도 했고, 포렌식을 하니 사진 몇 장만 나왔다”면서 “이후 개인적으로 포렌식을 맡겼는데 (복원) 데이터가 확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강미정 씨는 야당 의원실에 관련 내용을 제보한 배경에 대해 “(변호사를 구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다”면서 “답답하고, 수사기관은 만나주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고, 그럼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럼 죽기를 각오하고 덤비자, 하고 의원실에 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 강미정 씨/ 이정섭 검사 처남댁. <이미지 출처=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영상 캡처>

이정섭 차장검사가 받고 있는 의혹은 ▲처가 골프장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리조트 향응 관련 뇌물 및 청탁금지법 위반 ▲자녀 학교 관련 위장전입 ▲처남 대마 혐의 관련 직권남용 등이다.

민중의 소리는 이날 <‘친윤’ 이정섭 검사 수사, 검찰의 이례적인 ‘제식구 버리기’ 속내는?>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검찰은 가장 경미하고, 철저히 이 검사의 개인적인 비위로 정리할 수 있는 처가 골프장 관련 사안을 갖고 강제수사를 시작했다”며 “리조트 향응 의혹과 관련해서도 뇌물이 아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따라서 현재 적용한 혐의 외 추가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을지, 최종적으로 공소 범위가 어디까지가 될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정섭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 씨의 겸공 인터뷰를 들으니, 재력가 가족과 검사 사위가 그 가족의 비위를 덮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경찰은 얼마나 비굴해지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의 힘이 사적으로 사용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도 알려주었다”며 “두려움을 이기고 얼굴을 공개하고 육성으로 증언한 강 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정섭 검사가 재력가의 ‘해결사 사위’ 노릇을 했는지 여부에 대하여 검찰 자체에서 감찰과 수사를 한다고 하는데,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생생한 폭로가 있음에도 면죄부 주는 절차만 진행할 수도 있다”며 “윤석열 정권은 이재명 대표를 잡아넣으라고 ‘행동대장’ 이정섭 검사를 수원지검 차장검사로 보냈다. 최소한 검찰은 이재명 대표와 가족을 수사하듯, 이정섭 검사와 가족을 감찰,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