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원안 추진이 아닌 ‘전면 백지화’를 선언해 의혹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논란이 된 이른바 ‘김건희 라인’을 올해 초부터 밀어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CBS노컷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지난해 7월18일 오랜 기간 추진되면서 이미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친 ‘당초안’인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안에 대한 의견을 양평군에 물었다.

양평군은 8일 뒤인 7월26일 ‘당초안’에 대해 “경제성과 타당성, 지역주민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 검토의견을 국토부에 올렸다. 또 추가로 올린 ‘김건희 일가’ 땅 쪽인, ‘강상면 종점안’에 대해서는 “경제성 재분석이 필요하고 사업비 증액이 예상된다”며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올 2월 ‘당초안’이 아닌 ‘김건희 일가’ 땅이 몰려 있어 특혜가 예상되는 ‘강상면’만을 콕 집어 다시 의견을 물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노컷에 “올해 2월 양평군에 (강상면이 종점인) 변경안 1개에 대해서만 의견 요청 공문을 보낸 게 맞다”며 “저희가 이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전략환경평가서 초안에는 강상면안과 예타안(양서면안)이 같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한 ‘공문 공개’ 요청은 거부했다고 노컷은 전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양평군 관계자는 국토부의 2월 질의에 대해 “국토부가 ‘강상면안으로 가려고 하는데 어떻냐’ 이런 입장에서 우리한테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2월에 ‘강상면안이 최적’이라고 (이미) 판단해 거기에 대한 의견만 요청했을 수 있다”며 “우리가 국토부 입장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양평군은 국토부의 ‘강상면’안에 대한 의견 요청에 대해 ‘양평군 내에 IC만 설치해주면 강상면안도 받아들이겠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일가 부동산 특혜 의혹’이 거세지자 전날 원희룡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만약 김 여사 땅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제가) 사건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한 게 있었거나 이와 관련해 권력층으로든 국회의원으로부터든 민간이든 청탁,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SNS를 통해 “그래서 제가 국회 회의록을 들어가서 ‘병산리’로 검색해 봤다”며 “2022년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양평군 ‘병산리’에 있는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의 토지 형질변경으로 가격이 폭등한 문제를 원희룡 장관에게 따져 물었고, 원희룡 장관은 ‘확인해 보겠다’라고 답했다”고 상기시켰다.

▲ <이미지 출처=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페이스북>

그러고는 “수사 안 해도 나왔는데 원희룡 장관님, 어쩌시겠습니까? 은퇴하시겠습니까? 서울 양평 고속도로 계획은 원안대로 추진하시고 사퇴하시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