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 취임 이후 국토부가 먼저 양평군 등에 노선계획 관련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요신문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앞서 매체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경기 하남시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기로 결정돼 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고속국도) 종점이 지난달 ‘김건희 일가’ 땅 쪽(강상면)으로 갑자기 바뀐 것을 두고 ‘김건희 일가 부동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일요신문은 “지난 6월15일 김 여사 일가 부동산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국토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며 “특히 국토부 측은 2022년 7월26일 양평군이 3개 노선안 의견을 보낸 것도 ‘검토’ 의견이 아니라 ‘건의’ 의견이었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평군이 사업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노선 변경을 위해 먼저 3개 안을 ‘건의’했고,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노선을 계획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요신문은 국토부의 이러한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국토부가 양평군보다 앞서 7월18일에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국토부는 공문에서 “우리 부에서 시행 중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평가(조사)와 관련해 붙임과 같이 노선계획(안)을 송부하오니, 귀 기관의 검토의견을 2022년 7월29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평군도 8일 후 국토부에 보낸 공문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평가 협의요청 관련해 양평군의 노선검토 협의(안)을 붙임과 같이 회신한다”며 “노선 ‘검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매체는 짚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는 예타를 통과한 한 가지 노선에 대해서 협의 의견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양평군에서 본인들이 생각한 세 가지 노선을 보냈다”며 “국토부는 검토 의견을 달라고 했는데, 양평군이 건의 의견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 캡처>

관련해 정동균 전 양평군수는 4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지역 경로당 회장님, 사무장님 보수교육 하는데 인사를 갔는데 그 당시에는 김선교 의원이 의원면직이 된 상황인데 축사를 하면서 서울 양평 고속도로 이야기를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 원희룡 장관이 자기한테 전화가 와서, 서울 양평 고속도로에 관련된 것이 강상면으로 하자고 그런 내용으로 통화를 해서 자기가 ‘뭐,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는 표현을 하길래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그렇게 전화가 왔었다고 김선교 의원이 얘기했다는 거냐”고 재차 확인하자 그는 “축사를 하는 중에 지역 현안에 대해 얘기하면서 서울 양평 고속도로에 관련돼서 그때 경로당에 있던 어르신들 다수가 다 같이 들었다”며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어준 씨는 “그 말이 사실이라면 국토부에서 먼저 정하고 연락을 한 게 아니겠나, 이렇게 보여진다”고 하자, 정동균 전 군수는 “저도 그렇게 보여진다”고 동의를 표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전날 원희룡 장관은 SNS를 통해 “국토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집안의 재산을 불려주려고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들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럴 이유도 없고, 고속도로 노선 문제와 관련해서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청탁이나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 국민을 선동해 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다하다 이제는 고속도로 노선이냐”며 “고속도로 노선은 국민 편익을 절대기준으로 결정될 뿐, 다른 요소가 개입될 수 없다. 이 원칙으로 엄격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