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JTBC 보도 영상 캡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원희룡 장관은 “노선 변경을 결정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국토교통부가 이미 지난해 11월 ‘김건희 일가’의 땅이 포함된 노선을 단일안으로 사실상 확정하고, 관련 사업 절차를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4일 JTBC가 단독 보도했다.

원 장관은 ‘김건희 일가 부동산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노선이) 현재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며 “실무부서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JTBC는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준비서엔 지난해 11월에 이미 노선 변경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며 “사업 계획의 위치가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변경 노선으로 바뀌어 있고, 이를 기준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과 조사 지점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용역을 착수한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기존 노선을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3개월 만에 돌연 노선이 바뀐 것”이라며 “국토부는 올해 이를 토대로 심의를 거쳐 전략환경영향 평가 항목을 확정하는 등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실무진은 절차에 맞게 일을 진행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원점 재검토 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 영상 캡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경기 하남시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기로 결정돼 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고속국도) 종점이 지난달 ‘김건희 일가’ 땅 쪽(강상면)으로 갑자기 바뀐 것에 대해 국토부는 관계기관인 양평군의 의견을 반영했다고도 했다.

관련해 JTBC는 “하지만 양평군이 지난해 7월 작성한 문건엔 이와 다른 내용이 담겨있다”며 “양평군은 종점으로 양서면, 강상면, 강하면 세 가지 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기존 안과 가까운 ‘양서면 종점안’ 검토사항엔 ‘경제성, 타당성, 지역주민 편의성 확보’라고 쓴 반면, 김건희 여사 땅이 있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2안에 대해선 사업비 증액이 예상되고 경제성을 다시 분석해야 한다고 했고, 강하면을 종점으로 하는 3안을 두곤 IC와 연계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평군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대적으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국토부가 하남시의 계속된 민원엔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같은 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는 지난해 교통정체를 이유로 들며 고속도로 시작점을 감일분기점(JCT)에서 서하남 나들목(IC)으로 변경해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국토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하남시는 올해 2월 “‘미시적 교통 시뮬레이션’(VISSIM) 분석시 서하남 나들목 및 인근 교통 소통 마비가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와 함께 주민 1만여 명의 반대 서명까지 제출했지만, 의견은 수용되지 않았다.

관련해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시점부를 바꿔달란) 하남시 건의에 반대해, 사업비 과다 등을 고려해 서울시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며 “특정 지자체 의견만 반영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