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를 두고 “국민의 혈세가 정치 포퓰리즘의 먹잇감이 됐다”며 또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민간단체 보조금이 지난 정부에서 2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제대로 된 관리, 감독 시스템이 없어 도덕적 해이와 혈세 누수가 만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보조금이라는 것은 사용 내역과 관련 자료를 정직하게 제출하는 단체에게만 지급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단체, 불법 부정하게 용도 벗어나 사용하는 단체에는 절대로 지급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각 부처는 무분별하게 늘어난 보조금 예산을 전면 재검토해서 내년 예산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국민의 혈세가 어려운 취약 계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도 국가 안보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초급사관과 부사관에 대한 처우 개선하는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혈세 누수를 타박할 자격이 있느냐”며 “남 탓으로 천금 같은 시간을 허송세월하는 한심한 대통령의 행태에 한숨만 나온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멀쩡한 청와대를 놔두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졸속 이전해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한 사람이 누구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용산구민을 위한 예산까지 끌어다 써놓고 누구를 비난하느냐”며 “검찰총장 재직 때 쓴 특활비 147억 원부터 어디에 썼는지 밝히라”고 꼬집었다. 

그는 “시민단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친 비난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언제까지 정쟁만 일삼으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부추길 작정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녕 혈세 누수를 막고자 한다면 용산 대통령실 졸속 이전의 폐해부터 국민들께 사과하라”며 “그리고 대통령 주변부터 국민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곳이 없는지 단속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