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직 아닌 목숨 걸고 ‘경찰국’ 막았어야 했는데…”

‘10.29 참사’ 원인 중 하나로 ‘경찰국’ 지목.. “국민의 경찰이 권력만 바라봐”

‘경찰국 반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경찰국 신설을 ‘10.29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류 총경은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였고 우리 경찰이 그런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가장 유능한 경찰이었는데 경찰국 설치된 것 말고 달라진 게 없는 상태에서 이런 참사가 났다. 그러면 당연히 관련성이 있어 보이지 않나”라며 참사 원인 중 하나로 ‘경찰국’을 꼽았다.

그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매년 열리는 축제였다. 그전까지는 충분히 안전 경력을 배치해서 무사히 진행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동대가 경호와 경비에 배치가 됐지 안전에는 완전히 빠진 것”이라며 우선순위가 바뀌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국민의 경찰이고 경찰의 모든 관심은 국민의 안위에 달려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그 급박한 상황에서의 판단 기준은 국민의 안전이다. 그런데 경찰국이 설치되고 경찰의 인사권을 장악하게 되면 경찰들은 인사권을 장악한 권력을 바라보고 그쪽에 맞춘 판단을 한다”며 당시 ‘경찰국 신설’ 반대 논리를 상기시켰다.

류 총경은 “지금 경찰국이라는 것이 경찰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고 그렇게 되면 경찰국을 바라보게 되고, 경찰국을 바라본다는 건 권력이 무엇을 원하는지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 부연하고는 “경찰은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하는데 최우선이 정권이, 권력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가에 집중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행자인 김어준 씨는 “그 (안전)관리는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기동대가) 한 명도 안 갔다. 관심이 다른 데에 가 있었던 거다. 그런데 그런(관심을 돌리는) 역할을 한 게 바로 경찰국(이라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에 류 총경은 “경찰국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아니고, 경찰국 설치 자체가, 존재 자체가 경찰의 관심을 그쪽(권력)으로 (돌리게 하는), 경찰국이 특별한 지시를 하기 이전에 존재 자체가 그런 것”이라며 “눈치를 보는 존재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류삼영 총경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류 총경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됐다. <사진제공=뉴시스>
▲ 류삼영 총경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류 총경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됐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특히 “(어제 기자회견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한 것 후회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시 돌아가면 직이 아닌 목숨을 걸겠다’(고 했는데) 어떤 뜻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그때 직을 건 이유는 그 정도만 하면 이게 막아지고, 설사 못 막더라도 이런 큰 참변이 일어날지는 몰랐는데, 지금 상황을 돌이킨다고 하면 목숨을 걸고라도 그건 막아야 한다. 제가 그건 막았어야 되는 안타까운 일인데, (그때는) 그냥 제가 제 목숨을 너무 사랑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에서 끝난 것”이라며 목숨 걸고 ‘경찰국 신설’을 막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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