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박원순 사건’ 사실관계를 적은 SNS글에 대해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뉴스1은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을 인용해, 정 변호사의 게시글이 2차 가해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의서에 여가부가 “피해자를 비난, 위축시키거나 행위자를 옹호, 두둔하는 행위는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대해 정철승 변호사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단 내 포스팅은 ‘피해자를 비난, 위축시키거나 행위자를 옹호, 두둔하기 위한 글’도 아닐뿐더러, 여가부의 그러한 ‘유권해석(?)’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단순한 자기들의 의견이나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0.7월 박원순 시장 사망후 1년이 넘도록 내내 이런 코미디가 계속되었다”며 “피해자 측 변호사가 마치 2차 가해의 판단권한이라도 가진 듯이 온갖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여도 언론은 이를 받아 적어 퍼뜨리고 누구도 ‘그게 말이 되느냐?’는 말도 할 수 없었던, 마치 마녀재판이나 메카시즘 같은 광풍이 지난 1년간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변호사는 “‘2차 가해’란 그것 자체가 명예훼손, 모욕 등 가해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죄행위의 사실관계를 알려고 하거나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를 함부로 ‘2차 가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故박원순 서울시장 고소사건, 정의당 여성 국회의원 성추행 사건 등 공적인 의미를 지닌 성범죄 사안들에 대해 ‘2차 가해’라는 주장을 앞세워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공개를 금기시하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의문 제기나 논의 자체를 비난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박원순 사건’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다룬 책 <비극의 탄생>의 저자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는 여성가족부를 향해 “일 터지면 관련 부처에 쪼르르 달려가 굽실굽실 귀동냥하고, 댓글만도 못한 입장이나 발표하는 게 무슨 정부 부처냐?”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SNS에 <여가부, ‘박원순 변호사’ 페북 글에 “2차 피해 될 수 있다”>는 제목의 뉴스1 기사를 공유하고는 “처음 설계할 때만 해도 20년이면 스스로 권위를 세울 정도로 실력을 키우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단체도 정부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셔닝”이라 꼬집으며 “국정이 올림픽이냐? 존재만으로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게?”라고 질타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1 온라인 기사 캡처>

진혜원 검사도 SNS에서 부처의 이름이 ‘여성부’가 아닌 여성 ‘가족부’라는 점을 강조하고는 “여성의 주장은 중요하고, 그 주장의 진위를 가려달라는 가족들은 무시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을 공공연하게 보여주고 있어, 국가기관이 아니라 사교모임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으로 행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검사는 특히 “여성으로서 더 분노하는 일은, 같은 여성인데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당시 야당 대표에 대한 취재를 시도하던 여성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이 부처의 행태에 대한 것”이라며 “피해 현황이 녹화된 CCTV가 있는데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소속 정당이 특정 정당인 때에는 침묵을 지킬 것이라면, 그런 부처는 정당 기관지 노릇이나 해야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으로 남아야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들의 명칭과 역할이 무엇인지 재정립하지도 못하고, 국가기관으로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구별도 하지 못하는 행위들을 지속하는 것을 보면, 이제 여성가족부 해체 논의는 공론의 장에서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