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저를 보고 확장성이 없다고 지적한 적이 참 많았습니다. 최근 다양하게 진보좌파 진영과 소통하고 국익 우선주의를 내걸고 활동 하니 진보좌파 진영, 2~30대,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이제는 역선택이라고 비난합니다. 대통령 선거가 우리 쪽만 데리고 투표하는 진영 선거입니까?“ (지난 16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글 중) 

‘페이스북 팔로워 97,300명,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구독자 44만 육박’을 자랑하며 “어지간한 일간지 종이 신문과 맞먹는” 본인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대국민 소통”을 강조 중인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 홍준표 의원.  

▲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을 찾아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그는 또 “선거는 과학“이라며 “30% 남짓한 같은 편만으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습니다”라며 야권 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의식한 듯 확장성 경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가 강조한 그 실제 ‘과학‘의 결과는 설득력이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홍 의원은 야권 내 지지율 2위, 전체 대선후보 중 4위권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홍 의원의 주장대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지지층, 진보층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치로 나타나는 역선택의 진실 

최근 발표된 SBS-NEXT(16일),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16일), KBS-한국리서치(15일) 조사 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항목을 보자(해당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및 각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 참조). 세 조사에서 모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홍 의원을 압도했다. SBS(13~14일 조사)는 25.1%대 15.2%, 데일리안(13~14일 조사)은 38.8%대 20.4%, KBS(12~14일 조사)는 23.7%대 14.0%였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이나 진보성향 이념층 지지율은 달랐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KBS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데일리안 홈페이지 캡처>

윤 전 총장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8.1%(SBS), 16.9%(데일리안), 6.4%(KBS)를 기록한 반면 홍 의원은 각각 17.1%, 36.0%, 18.6%로 우위를 점했다. 또 진보성향 이념층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9.2%(SBS), 9.4%(KBS)였고, 홍 의원은 17.7(sbs)%와 17.6%(kbs)로 나타났다. 반면 세 조사 모두 중도층이나 1020 세대의 지지율은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앞섰다. 

흥미로운 것은 홍 의원 복당과 윤 전 총장 대선출마 전인 석 달 전 결과다. 지난 6월 10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보수진영 후보 적합도는 27%대 7%였다. 이 중 민주당 지지층은 6%대 7%, 진보층 지지율은 11%대 5%였고, 30대 지지율은 21%대 8%, 40%대 지지율은 19%대 9%였다.

석 달 전 추세로 비교하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지지율 격차는 확실히 줄고 있고, 홍 의원의 상승세 또한 일정정도 수치로 확인된다고 볼 수 있다. 진보진영의 ‘역선택’이 실제인지는 둘째 치더라도, 17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 의원이 그간 총대를 멘 ‘윤석열 때리기’가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말씀드리기가 참 난감한 게 국민 여러분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어떻게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대북, 안보, 국방, 외교 전반적으로 다 경험을 하고 기본적인 식견이 있는 분이 대통령이 되어야지 검찰 사무 26년 하고 다른 걸 한 것이 없는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바로 하겠다. 그거는 좀 성급한 거 아닌가. 그 말뜻입니다.” (18일 홍준표 의원,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 중)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윤석열 리스크’를 가장 앞서 전파(?)한 것이 바로 홍 의원이었다. 검사 선배이자 정치 선배로서 홍 의원은 연일 윤 전 총장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중이다. 전날(17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격 취소한 예비후보 토론회를 두고서도 홍 의원은 연일 “토론에 임하라”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한 바 있다. 

반면 홍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 “이분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게 없다. 전혀 없고 그리고 이분에 대한 평가할 자료도 없고 그리고 아직은 평가하기는 좀 이르지 않느냐”며 말을 아꼈다. 보수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 한 명만 타깃으로 삼아도 충분하다는 판단이었을까. 

선후관계를 따져보자. 국민의힘 입당 후 윤 전 총장은 직격화법으로 유명한 홍 의원이 연일 ‘윤석열 때리기’에 뛰어들 만한 빌미를 제공해왔다. ‘주120시간 노동’ 발언을 필두로 지지율을 깎아 먹는 발언들로 연일 뉴스의 중심에 선 것은 윤 전 총장 본인이었다. 당장 광복절인 15일 페이스북 글에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헷갈린 듯한 홍보물과 사진을 게시해 입길에 오르며 논란을 자처한 것을 보라.  

윤 전 총장은 이제 일련의 망언들이 단순한 실언이 아닌 오랜 특수부 검사 생활에서 굳어진 신념과 철학이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온다. 국민과 소통해야 하는 정치인의 덕목보다 범죄 혐의자들을 죄인 취급하고 수사하는 동안 그 국민들을 발아래 놓던 특수부 검사 시절의 가치와 습관을 아직 벗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 말이다. 

홍 의원의 ‘윤석열 때리기’ 역시 그런 약점에 집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마침 홍 의원과 나란히 지난 대선 ‘재수생’인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최근 “윤석열·최재형 두 분 모두 갑자기 대통령을 하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며 본격 견제에 나섰다. 본 경선에 돌입하기도 전에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의 상호 견제가 과열되는 양상이랄까. 

검증된 홍준표, 다시 뜨다  

“제가 얘기하는 건 11년 검사, 26년 정치를 통해서 저야 지금 털릴 걸 다 털렸죠. 나올 것도 없죠, 이제. 그러니까 내 가족 문제도 문 대통령 들어와서 1년 6개월 동안 다 뒤졌거든요? 

중앙지검에서도 뒤지고 경남창원지검에서도 뒤지고 경찰에서도 뒤지고. 죄다 추적하고, 전 가족의. 그다음에 통신 조회하고 전부 다 해도 나오는 게 없어요, 나올 것도 없고. 어쨌든 걸릴 것도 없죠.” (18일 홍준표 의원,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 중) 

이처럼 국민의힘이 파열음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홀로 ‘마이웨이’를 가고 있는 홍 의원. 반면 18일 당 예비후보 중 한 명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준석 녹취록’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예비후보 토론회로 촉발된 당내 내홍은 겉잡을 것 없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홍 대표가 그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그간 ‘반문재인’ 구도에 ‘올인’해 온 언론들이 자질 및 ‘준비부족’ 논란을 자처 중인 윤석열‧최재형 후보와 점점 거리를 두는 사이 일부 여권 정치인들 및 지자자들이 이미 검증된 홍 대표를 카운트파트너로 점찍는 분위기라고 할까. 

최근 여론조사가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오죽 인물이 없었으면’과 ‘썩어도 준치’ 사이, 17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카콜라’ 홍준표가 다시 뜨고 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