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당시 연설 장면이 유튜버의 방송에 그대로 담겼다. 

유튜브 채널 ‘우파삼촌tv’에 따르면 최재형 예비후보는 6일 대구시 중구 동산동에 위치한 서문시장을 방문해 마이크를 잡고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밀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에 도착한 최 후보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사인을 해주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마이크를 잡은 한 남성이 “최재형 예비후보가 오셨다”고 소개하자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고 “최재형! 최재형!”을 연호했다. 이어 최 후보는 마이크를 넘겨받아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재형 여러분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 정권에서 너무 힘드시죠? 정권 교체 최재형이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여러분 밀어주십시오. 여러분 밀어주실 거죠? 감사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가 여기서만 인사드리고 오늘 여러분들, 직접 일하시는 가게까지 들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 점 양해해주시고 여러분 더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 반드시 이뤄주십시오.”

▲ <이미지 출처=YTN '뉴스가 있는 저녁' 화면 캡처>

이에 대해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사항을 보고했다(☞관련기사:선관위원장 출신 최재형 ‘선거법 위반’…‘역사조작’ 의혹까지). 

공직선거법 제59조 4호는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 마이크, 확성기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선관위는 최 예비후보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판단해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논란이 일자 최재형 캠프는 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선거법 위반 시비를 빚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당초 최 후보는 서문시장 상인들을 일일이 만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이를 사전에 공지했었다”며 “그러나 간담회장으로 가던 길목인 시장 입구를 지나갈 즈음 이미 응원 나온 분들이 있었고 이분들 중 누군가가 건네준 마이크를 사용해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SNS에 “최 예비후보는 얼마 전 최저임금 인상을 ‘범죄’라고 했는데 본인이 한 사전선거운동이야말로 명백한 범죄”라고 했다. 

또 최 예비후보가 2012년 9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대전시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것을 지적하며 유 의원은 “안 해본 것만 모르는 줄 알았는데 해본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유 의원은 “판사 출신인 그가 자신의 범죄를 어떻게 다스릴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마이크를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차고 넘친다”며 “원희룡 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공약을 발표했다 재판에 넘겨졌고, 국민의힘 이채익, 김병욱 의원 역시 지난 총선에서 마이크 이용 선거운동으로 재판을 받았다”고 되짚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최 후보의 발언 모습은 사진도 남아 있으며 당시 현장의 다수 증인들이 존재하는 명백한 사안”이라며 “중앙선관위가 철저하게 조사하되 신속한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당 대선 경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6일 오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