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가 계파 싸움의 상자를 열었던 측면이 있고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윤석열이나 최재형 후보 같은 경우에는 당이 오버하고 그게 불만이 있으면 그걸 정확히 소통을 해서 시정을 하든지 고쳐 나가야지 그냥 무시하고 자기네 개인 일정을 하겠다는 건 지지율을 믿고 오만하게 구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전부 무시하고 현역 의원들이 거기 가서 줄 서기 바쁘니까 지금 솔직히 당이고 뭐고 잘 보이는 게 없는 거죠.” 

원희룡 예비후보가 단단히 뿔났다.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다. 지난달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전 제주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물론 보수야권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및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큰 착각들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일침을 날렸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입당시키려고 현역들 캠프 참여라는 것을 뚜껑을 열어놓고 보다 보니까 지금 막상 세 과시, 줄 세우기 하면서 입당 촉구 성명이니 아니면 캠프에다가 현역 의원 몇선 의원이 참여했는지 매일매일 발표를 하면서 그쪽이 오히려 당 대표가 소집한 것보다 더 상왕인 것처럼 이런 앞뒤가 바뀐 일이 벌어지면서 지금 이게 양쪽 간에 다 문제가 생기는 거거든요. 이준석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책임져야 됩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사진제공=뉴시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준비 부족에 대해서도 가차 없었다. 원 후보는 “지금 특히 우리 윤석열 전 총장과 또 최 전 감사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정책과 비전에 대해서는 제시한 게 있나요? 질문에 대해서 한 분은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라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러고 또 한 분은 우리 국민들의 일상의, 삶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 되어 있고 전혀 엉뚱한 낡은 생각들을 지금 그대로 드러내고 있잖아요. 120시간이니 후쿠시마니 부정식품이니 다 이러고 있는데, 그러면서 뭐에 바쁘냐. 국회의원들 줄 세우고 그다음 우리 당의 텃밭 다니면서 세 과시하는데 바쁘잖아요. 

그래서 물론 그게 본인들의 앞으로의 승리를 위해서 중요하다 그렇게 옆에서들 이야기하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아직 출발선에 제대로 출발도 안 했는데 이런 식의 정치와 이런 식의 구태 정치와 낡은 사고를 가지고 거기다 오만한 힘까지 들어가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 경선만 석 달, 본선까지 이제 8개월이 남아 있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이것은 첫 단추부터 굉장히 잘못 끼워지고 있다.”

이렇게 향후 날선 검증을 예고한 원 후보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두 정치초년생의 잇따른 망언과 준비 부족에 대해 “앞으로 크게 후회할 상황들 그리고 국민들은 정말 불안하고 큰일을 그르칠 수 있겠다는 그런 상황이 언제 닥쳐올지 모른다”며 홍준표 예비후보를 소환해 눈길을 끌었다. 

원희룡‧홍준표의 직격 

“제가 여기서 홍준표 전 대표를 소환해야 되겠네요. 검찰 사무는 국정의 1%도 안 되고요. 윤 전 총장이 지금까지 보여 준 것은 특수부 검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특수부 검사라는 것은 자기가 수사권이라는 우위에 선 입장에서 사람을 단죄하는 것이거든요. 그것과 우리 국민들의 삶의 문제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는 과정, 그 현실적인 자원의 제약을 받고 있는 데서 어떻게 국민을 통합시키고 국정의 여러 가지 현안들을 풀어 나갈 것인가. 이점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되는 거죠(...).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은 전부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거죠. 문 정부를 국민들이 하도 싫어하니까 문재인 정부와 잘 싸우는 사람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유산들을 강단 있게 깡그리 청소할 사람이 누구겠냐, 여기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다 보니까 높은 지지율이 나오고 이 높은 지지율에다가 현역 의원들도 전부 줄 서기 바쁘니까 이렇게 하면 내가 아주 타고난 대통령감인 모양이다, 이렇게 큰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이렇게 원 후보는 최근 윤 전 총장의 ‘주120시간 노동’,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발언 등 일련의 망언들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검찰 사무는 국정의 1%도 안 된다”던 과거 홍준표 예비후보의 비판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이 지금까지 보여 준 것은 특수부 검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란 평가를 내놨다. 

원 후보가 소환한 홍 후보도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전날(5일) 홍 후보는 페이스북글을 통해 “한분은 하시는 발언마다 갈팡질팡 대변인 해설이 붙고 진의가 왜곡 되었다고 기자들 핑계나 대고 또 한분은 준비가 안 되었다고 이해해 달라고 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역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겨냥했다. 

“국정은 연습도 아니고 벼락치기 공부로도 안 되는 겁니다. 안 그래도 능력 안되는 A4 대통령을 이미지만 보고 뽑아 지금 대한민국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차분하게 사안을 연구하시고 공부를 하신 후에 메세지를 내십시오. 준비가 안 되셨다면 벼락치기 공부라도 하셔서 준비가 된 후에 다시 나오십시오. 대통령은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자리입니다.”

여권 대선후보들의 공세도 계속되는 중이다. 그 중 김두관 후보는 6일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자격도 없습니다”란 페이스북 글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김 후보는 “정말 지칩니다. 다들 한마디씩 하셔서 저는 그냥 참으려 했는데, 정작 윤석열 후보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할 말은 안하시는 것 같고, 언론도 쉬쉬하고 있어 할 수 없이 한마디 하려고  합니다”라며 ‘후쿠시마 원전’ 발언을 문제 삼아 “후보직 사퇴”란 강수를 둔 것이다.  

▲ 보수야권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좌)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우) 전 감사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혹독한 당 내 검증 버틸 수 있을까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자격도 없습니다. 후보직을 사퇴하십시오. 후쿠시마에서 원전이 녹아내리고 폭발이 일어나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것은 일본 정부도 인정하는 명백한 사실인데, 폭발도 유출도 없다니요? 

혹시 세월호가 침몰해 수많은 304명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건 알고 계십니까? 혹시 우리가 일본의 지배를 36년이나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까? 혹시 윤석열 후보는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까? 정말 내일 쯤에는 독도가 원래 일본 땅이라고 할까봐 걱정될 지경입니다.” 

이어 김 후보는 “이 더운 삼복더위에 국민들 더 열받게 하지 말고 당장 후보 사퇴하고 일본으로 떠나십시오. 폭발도 오염도 없었다고 믿으시는 후쿠시마 원전 옆에 집한 채 사서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라는 당부를 전했다.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유력 후보에 대한 견제일 수 있다. 갈수록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도 맞다. 다만 윤 전 총장이 ‘1일1망언’으로 자처한 탓이 크다. 윤 전 총장이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도 비상식적인 주장을 연일 내놓지 않았다면 구설수도, 논란도 없었을 거란 얘기다. 

최 전 감사원장 역시 명절 가족사진을 스스로 공개하는 등 4일 대선출마 선언을 전후해 논란을 자처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이 평소 품격있는 집안임을 강조한 것과 달리 6일 <오마이뉴스>는 <[단독 검증] 최재형의 할아버지 ‘최병규’는 진짜 독립유공자일까?> 기사를 통해 유의미한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여권은 물론이요 당내에서까지 강한 비판에 직면한 ‘정치초년생’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두 사람은 과연 벌써부터 과열되는 견제에 이어 치열하게 전개될 향후 당내 검증 국면을 온전히 버텨낼 수 있을까. 이미 ‘준비부족’을 자백하고 있는 두 사람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떠오르는 지금이다.  

▲ <이미지 출처=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캡처>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