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기 위해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법적 근거가 없는 감사원에 의뢰한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장제원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이 국민의힘 산하기관인가? 아니면 감사원을 정치권이 의뢰하면 법에도 없는 일을 해주는 하청기관으로 생각하는 건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의원은 “감사원에서 전수조사를 받겠다고 우기고 있는 국민의힘의 모습은 왠지 어설퍼 보인다”며 “국민들은 뭔가 찔려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정진석 의원도 “우리 국민의힘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국민권익위의 부동산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조경태 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감사원이든 권익위든 어느 기관에 조사를 맞길 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감사원 감사가 현행법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권익위에라도 의뢰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여러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저는 사명감 높은 권익위 공무원들을 믿고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여당에서는 조롱이 쏟아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에서 조사받으면 있던 게 없어지고 없던 게 있어지나?”라며 “이는 면접생이 면접관을 고르겠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차리리 국민의힘 당신들의 구세주인 윤석열 잔존 검찰라인에 셀프수사의뢰 하시라. 제일 안전빵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윤건영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감사원법을 바꿔서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식으로까지 얘기를 했더라”며 “비겁하다 못해 찌질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감사원더러 조사를 하라는 건 감사원에게 법을 어기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감사원법 24조에 의하면 감사원은 국회 직원들을 감찰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뛰고 있는 주호영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감사원은 삼권분립의 원칙 때문에 국회의원을 감사할 수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판사 출신 주 의원은 지난 3월 19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감사원은 삼권분립의 원칙 때문에 국회의원을 감사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원리상 맞지 않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3월 재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권익위에서 민주당 의원들 조사로 뭘 많이 찾아내면 우리도 기꺼이 거기 조사받을게요. 제대로 조사 안 하고 물 조사 할 거 같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권익위 조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당 전략회의에서 “감사원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겠지만, 만약 어렵다고 하면 권익위를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하는 것까지 논의하겠다”며 “그보다 더 제대로 조사받을 방법이 있으면 그것까지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 <이미지 출처=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