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29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교동의 한 커피숍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오른쪽), 김홍규 전 강릉시의회 의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이 가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공작”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10배 이상으로 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를 변호하는 손경식 변호사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1년 3개월간 관련자 수십명을 반복 소환해 조사에 조사를 거듭하고 별건 수사까지 계속 시도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며 “결국 과거의 정치 공작 행태와 별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은 3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장모 관련 사건이) 몇 년이 지나고 끝난 상황인데 최강욱 대표, 황희석 최고위원이 고발해서 이성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하는 것의 10배 이상으로 싹싹 뒤지고 기소까지 했다”며 “이미 조국 전 장관의 10배 이상으로 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뒤 이후 2019년 7월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했다. 

논란이 됐던 ‘10원 한 장’ 발언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의 최측근 A씨를 통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해당 사건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 거꾸로 거액의 피해를 당했는데 그걸 보전받으려고 하다 일어난 일로, 사건 관련인에게 10원 한장 피해준 일이 없다’고 말했는데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들은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와 가족 의혹 수사와 관련해 손경식 변호사, 익명의 측근, 국민의힘 인사들을 통해 전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22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측 법률대리인 이석웅 변호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심문기일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경식(왼쪽부터), 이석웅, 이완규 변호사. <사진제공=뉴시스>

장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손경식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4기로 윤 전 총장과 오래 알고 지내는 사이로 알려졌다. 이달 10일 첫 변론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도 변호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자들을 대상으로 단체 카톡방을 개설하는 등 대리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달 1일 SBS <[취재파일] ‘윤석열의 변호인들’이 대형 로펌을 떠난 이유는?>에 따르면 소속 로펌을 떠난 이완규 변호사와 손경식 변호사 등이 윤 전 총장의 법률 자문 기구나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을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손경식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을 변호하면서 소속 로펌 사직이 예정돼 있었다. SBS는 손 변호사의 법률사무소나 이 변호사의 법연구소는 종국적으로는 어떻게든 윤 전 총장에 대한 법률 자문 기구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 전 총장측이 ‘1년 3개월째 무리한 수사, 정치공작’이라고 항변한 것에 대해 김어준씨는 4일 “1년 3개월은 본인이 총장일 때”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본인이 총장일 때인데 본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이같이 꼬집었다. 그는 “언론들이 이것을 그대로 받아서 기사를 써주는 것도 우습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측이 조 전 장관 건과 비교해 “10배 이상 수사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뻔뻔하고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1/10은 커녕 10만분의 1도 수사를 안 하고, 보도를 안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대의 화두가 ‘공정’과 ‘정의’라면서요?”라고 따져물었다. 

윤 전 총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을 거론하며 ‘공정’을 화두로 내세웠고 지난달 21일 출범한 지지단체의 이름도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다.

▲ 지난 5월 21일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식 및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에서 '국제질서의 변동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끈한 윤석열측, ‘도덕적 검증’에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말 10배 수사했으면 약 1,000곳 정도 압수수색하고, 언론 보도도 몇 달 동안 수백 만 건 보도가 되었어야 했는데 말이다”라며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10원 한 장’ 발언과 관련해 김 의원은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 대선 유력 후보가 ‘10원 한 장 피해준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재판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 말 자체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정청래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얼굴이 합성된 10원짜리 종이 지폐 사진을 올렸다. 10원권 지폐는 1962년 발행됐다가 1973년 중지됐다.

정 의원은 “평생을 살면서 남에게 10원짜리 한장 피해를 주지 않고 산 사람이 있을까?”라며 “인간이 아무리 아전인수,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10원짜리 한장’ 이런 호언장담은 처음 본다”고 했다. 그는 “거울 앞에서 겸손하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