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사실상 ‘뉴스 공작소’였다. 정권을 돕기 위해 가짜 뉴스로 국민 눈을 속이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 중 모든 지표에서 최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도 여권은 그를 정의로운 인물, 탄압받는 언론인인 것처럼 감싸고 있다. 그의 뉴스 공작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일 것이다.”

<조선일보>의 비뚤어진 ‘김어준 사랑’(?)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조선일보>는 급기야 24일자 사설 <뉴스 공작 전문가 김어준이 탄압받는 언론인이라니>에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를 ‘뉴스 공작 전문가’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해당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김씨는 그동안 근거도 없이 음모론을 흘리고 노골적으로 여권을 편들면서 정치 장사꾼, 정권 나팔수처럼 행동해 왔다”며 김씨의 일부 주장을 열거하고 유튜브 방송에서의 주장을 ‘선동 방송’으로 규정한 뒤, 민주당이 김씨를 감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이름도 등장했다. 

사설 뿐만이 아니었다. 지원 사격도 다양했다. <조선일보>는 24일자 3면 <감사원, 정부 재정적자도 들여다본다> 기사에서 “감사원은 21일 TBS 교통방송을 찾아 ‘뉴스공장’ 김어준씨의 고액 출연료 문제를 점검했다”며 “여권 일각의 반발에는 ‘TBS는 감사원법에 따라 회계검사 및 직무감찰 대상’이라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언론노조의 반발이 일자 “공식적인 감사는 아니다”라던 감사원의 또 다른 입장은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날 또 사회면 1면의 <딴지일보 동창인 우리…어쩌다 文정부 까는 ‘수퍼 관종’이 됐나> 기사에서는 서민 건국대 교수와 주부 논객 ‘삼호어묵’(윤세경·40)의 대담을 중계하며 김씨를 등장시켰다. “김어준이 TBS 키운 건 맞죠. 능력 인정. 전 출연료엔 관대해요. 중요한 건 출연료가 아니라 편파성과 음모론으로 인한 해악”이란 서 교수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최근 ‘최재형 감사원’까지 TBS 출연료 문제에 뛰어드는 제스처를 보이면서, 이처럼 보수경제지의 ‘김어준 때리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여기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나섰다. 23일 밤 페이스북에 게재한 <“언론상업주의”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뉴스공장은 시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유일한 시민의 방송이기에 남아야 합니다>란 글을 통해서였다. 

추미애가 가리키는 본질은 ‘언론상업주의’와 기성 언론의 ‘기득권화’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들이 ‘언론상업주의’에 너무 빠져있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시민 외에 눈치 볼 필요가 없이 양 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글 중에서)

“언론의 자유는 편집권의  자유에서 출발합니다”란 원론에서 출발한 추 장관 글의 결론은 이랬다. 김대중 정부 이후 단 한 번도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없는 족벌신문, 보수 경제지들의 ‘언론상업주의’를 꼭 짚은 대목이 인상적이다. 그런 추 장관이 바라보는 보수경제지들의 ‘김어준 때리기’는 바로 언론개혁의 본질과 맞닿아 있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21개 언론시민단체가 지난해 8월 7일 오후 1시 30분 조선일보사 광화문 사옥 앞에서 ‘조선미디어그룹 불법경영 의혹 전면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런데 대한민국 제도권 언론에는 편집권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습니다. ‘재벌언론’과 ‘언론재벌’이 주로 여론시장을 독과점하고, 나머지 언론도 광고주인 재벌의 입맛에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언론상업주의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언론은 이미 진실에 근거한 시민의 알권리보다 언론을 지배하는 자본권력과 검찰 권력, 정치권력 등 기득권에 편향되어 버렸습니다.” 

이어 지난해 온 언론이 K-방역을 “근거 없이 두들겨 팰 때” <뉴스공장>만이 해외 방역 사례를 비교했던 예를 든 추 장관. 더 나아가 추 장관은 ‘포털 독점’으로 인한 여론 시장 독과점의 심화를 지적하며 언론의 기득권화를 꼬집고 나섰다. 말도 안 되게 왜곡된 언론 지형을 분석하는 동시에 그 반대급부로서 <뉴스공장>의 가치를 역설한 셈이다. 

“거의 모든 언론이 재벌, 자본, 검찰, 정치권력 등 기득권 세력과 한 편이 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인인 시민을 위한 방송, 팩트에 기반한 방송, 시민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방송, 진실을 말하는 방송이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조작일보’인가 

“(김어준) 총수가 돌 맞고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우정 출연한 거라니까.”

추 장관이 페이스북 글을 게재하던 시각,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농담이다. 정치평론을 극도로 자제한 유 이사장은 <조선일보> 등 보수경제지가 집요하게 파고드는 김씨의 TBS 출연료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고, 해당 영상에는 ‘유시민의 의리’를 운운하는 댓글이 다수 달리기도 했다. 

▲ <이미지 출처='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영상 캡처>

국민의힘과 보수경제지가 지난 2016년 방송을 시작한 이래 수년 간 독보적인 라디오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진행자 김씨에게 돌을 던지는 이유는 빤하다. 여권 성향의 대형 스피커를 향후 대선까지 어떻게든 없애려는, 자진하차라도 시키려는 정치적 의도 말이다. 

그렇다면 여타 언론은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 그간 <조선일보>가 벌인 각종 오보 및 악의적인 보도는 기본이요, 부수조작과 기사광고와 같은 위법 및 언론윤리 위반 행위와 사주일가의 갖가지 전횡과 역시나 위법 행위에 대해 같은 잣대로 비판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그런 정당하고 균형잡힌 보도행위를 내던진 지 오래다. 그리고는 자기 입맛에 맞는 공정성이란 엄격한 잣대를 김씨에게만 적용한다. 그게 과연 100만을 훌쩍 넘은 TBS 유튜브 구독자들과 청취율 1위를 만들어준 <뉴스공장> 청취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잣대일까. ‘뉴스공장이 뉴스공작소’라면 이미 <조선일보>야말로 ‘조작일보’라고 여기는 이들이 국민의 절반이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