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뉴스닷컴
미디어go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 중앙일보 왜 이러나[기자수첩] ‘비상식’과 ‘비논리’로 점철된 전수진 기자의 칼럼 
  • 31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3.06  10:09:29
수정 2020.03.06  11:04:54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요즘 중앙일보 읽기가 불편합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기사와 칼럼, 사설이 연일 게재되기 때문입니다. 

‘데스크’가 없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니면 ‘내부 토론’이 전무하거나 ‘게이트키핑’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그 정도로 ‘비상식적인 주장’들이 정제되지 않고 마구 나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볼 때 그렇습니다. 

어제(5일) 강찬호 논설위원의 칼럼을 비판했는데 오늘(6일)은 전수진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 차장을 도마에 올려볼까 합니다. 전수진 차장의 ‘기자수첩’은 지난 4일 지면에 실렸는데 그땐 제가 꼼꼼하게 읽지를 못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수준 이하 칼럼이 계속 게재되는 중앙일보 …게이트키핑 제대로 작동되나 

그런데 전수진 기자의 칼럼이 소셜미디어네트워크에서 ‘뭇매’를 맞고 있더군요. 도대체 왜 그러나 하고 자세히 읽어봤는데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칼럼도 칼럼이지만 이런 칼럼이 중앙일보 지면에 그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것 – 이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칼럼 제목은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입니다. 뭐 …백 번을 양보해 미안할 수 있다고 보는데 중요한 건 ‘왜 미안한가’ -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첫 단락부터 가관(?)입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시민 호세를 만난 건 지난주, 미국 워싱턴DC 출장 후 귀국하는 한국 국적기 기내였다. 옆자리 승객이었던 그는 미국인 특유의 활달함으로 ‘하이’ 하며 웃더니만, 착석 후 바로 에탄올 스프레이를 꺼냈다. 올림픽에 소독 종목이 있다면 금메달감인 전투력으로 주변을 닦은 뒤, 영상통화로 가족에게 검사까지 받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13시간 비행 동안 미동도 않은 호세에게 경의를 표한다. 한국인이어서 미안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전파가 됐나요? 설사 그렇다 해도 그게 ‘한국인이어서 미안할 일’인가요. 아니면 다른 비행기는 괜찮은데 ‘한국 국적기 기내’에서 코로나19 전염력이 왕성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지요. 정말 몰라서 묻는 겁니다. 

‘한국 국적기 기내’에서 벌어진 상황 설명은 이해를 하겠는데 그 뒤에 이어진 대목 - “한국인이어서 미안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는 문장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며, 무슨 소리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시민 호세’가 자신의 도착지가 한국이고 ‘한국 국적기’를 탔기 때문에 유별나게 행동한 걸까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역지사지해서 제가 만약 불가피하게 중국이나 일본(지금은 가기도 어렵지만) 등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호세와 비슷한 방역대책’을 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한번 묻겠습니다. 미국은 안전한가요? 유럽은? 지금 코로나19와 관련해 안전한 지역은 없습니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들이 적극적인 방역대책은 물론이고 ‘문을 걸어 잠그는’(저는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지만) 극단적인 대책까지 시행하며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코로나19 확산과 전파는 특정 지역이나 인종,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건 저의 사견이 아니라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 전문가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사실’입니다.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는 전 기자는 ‘신천지’에 대한 얘기는 한 마디도 안하더군요.) 

   
▲ 4일 육군 제2작전사 예하 1117공병단 장병들이 국군대구병원에서 음압병상 확충공사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국군대구병원은 지난달 23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어 기존 음압병상 98개를 303개로 확충시키는 공사를 진행해왔으며, 공사가 완료되면 총 200여 명의 의료인력이 투입되어 대구지역 확진자들의 입원, 치료를 담당하게 된다. <사진=육군 제공, 뉴시스>

비상식과 비논리로 점철된 전수진 기자의 ‘칼럼’ 

그런데 전수진 기자는 마치 코로나19가 한국 때문에 확산되는 듯한 뉘앙스로 칼럼의 서두를 장식하더니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대체 이 무슨 ‘비상식’과‘비논리’의 행진입니까.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전수진 기자는 “출장 기간 내내 미국의 모든 뉴스에선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뉴스가 톱이었다”고 하더니 “간판 아침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자들은 매일 첫 소식으로 “데이구우(대구)의 우한(武漢) 바이러스” 소식을 전했다”고 합니다. 

또 묻습니다. 그래서요?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겁니까. 정말로 진행자들이 ‘대구 우한 바이러스’라고 지칭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이역만리 텔레비전에서 한글이 박힌 앰뷸런스를 자료화면으로 보는 심정”이 왜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라는 결론으로 귀결돼야 하는지 아무리 칼럼을 읽어봐도 모르겠습니다. 

전수진 기자와 같은 논리라면, 유럽에서 가장 큰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이탈리아인이어서 미안하다’고 해야 할 판입니다. 점차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은 어떤가요.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일본이 ‘우리 수준’으로 조사를 해서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일본인이어서 미안하다’고 해야 할까요. 

전수진 기자는 지금이라도 ‘감염병’ 및 ‘감염병 보도’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와 한국기자협회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네트워크에서 쏟아지는 자신의 칼럼에 대한 비판도 찬찬히 읽어봤으면 합니다. 

전 기자는 칼럼을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시하고, 판을 다시 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다시는 한국인이어서 미안하고 싶지 않다. 내 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다”라며 마무리했습니다. 생뚱맞은(?) 결론과 마무리라고 생각되지만 이런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칼럼이 여과없이 실리는 중앙일보가 한국의 주요 신문으로 있는 게’ 미안합니다. 다시는 이런 수준 이하 칼럼이 중앙일보에 또 게재돼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미안하고 싶지 않습니다. 중앙일보는 게이트키핑 좀 제대로 하세요. 

   
▲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3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에 경증 확진자들을 이송하는 119 구급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관련기사]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31
전체보기
3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북한 이해하려면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 같이 생각해야”

“북한 이해하려면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 같이 생각해야”

탐사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가 지난 6월 26일 한국...
“론스타, 아직 끝난 문제 아니다…ICC 결정문이 열쇠”

“론스타, 아직 끝난 문제 아니다…ICC 결정문이 열쇠”

KBS에서 연초부터 론스타 문제를 보도하며 다시 론...
홍사훈 “‘공산주의 하자는 거냐’ 정도 아니면 집값 안잡혀”

홍사훈 “‘공산주의 하자는 거냐’ 정도 아니면 집값 안잡혀”

다시 부동산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현 ...
김성회 “7월 핫이슈는 ‘공수처’…통합당 또 태업? 국민은 분노”

김성회 “7월 핫이슈는 ‘공수처’…통합당 또 태업? 국민은 분노”

어느덧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한 달이 지났다. ...
가장 많이 본 기사
1
검사장들 ‘특임검사’ 건의했는데…법 개정따라 추미애 승인 필요
2
최강욱 “주호영 궁색하니 ‘靑배후설’…尹이 뭘 요구했는지 아나”
3
황희석 “尹 리더십 붕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워”
4
대검, 검사장회의 결과 공개.. 최강욱, 秋에 “면밀한 검증” 당부
5
“수사심의위 소집해달라” 채널A 기자의 적반하장과 조국의 호소
6
임은정 검사의 경고 “尹, 복종의무위반은 파면, 해임 중징계”
7
김남국 직격 “곽상도 아파트 5년새 10여억↑ 한마디로 미쳤다”
8
‘사면초가’ 윤석열…최강욱의 경고 “정치인 행보, 대가 치를 것”
9
‘검언유착 편파수사?’…정진웅 부장 “실체적 진실 상당부분 접근”
10
이틀만에 40만, ‘강영수 판사,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 청원 이유 있다
go발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서교동 451-55  |  대표전화 : 02-325-8769  |  팩스번호 : 02-325-876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영우
사업자등록번호 : 105-87-76922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2285  |  등록일: 2012년 10월 9일  |  발행/편집인 : 김영우
공식계좌 : 국민은행 090501-04-230157, 예금주 : (주)발뉴스
Copyright © 2012 go발뉴스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alnews21@gmail.com
저희 ‘go발뉴스’에 실린 내용 중 블로거글, 제휴기사, 칼럼 등 일부내용은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