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이 ‘진짜 진보’라 한 김경율…검찰개혁은 민심의 요구입니다

[하성태의 와이드뷰] 국민 메시지 못 읽는 윤석열, ‘정치검찰 물러나라’ 더 커질 듯

“여기 양심 좌파, 진짜 진보 한분 더 계시네요.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님!”

29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비롯해 다수 방송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린, ‘진보’적인 회계사이자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어찌하여 하 의원에게 ‘양심 좌파’, ‘진짜 진보’ 호칭을 얻게 됐을까. 

서초동 일대를 촛불 인파로 가득 채운 ‘검찰 개혁’ 촛불집회의 여운이 끝나기 전인 29일 오후, 김경율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 하나를 게시했다. 그는 “부처에서 불러주면 개혁 개혁, 입으로만 씨부리고”라며 “잘 살아라 위선자 놈들!”이라며 글을 맺었다. 

‘조국 사태’에서 ‘검찰 사태’로 국면이 전환되는 가운데 조 장관을 향한 지지를 굽히지 않는 진보적 지식인과 전문가들을 향한 비판이었다. 욕설이 포함된, 격한 감정이 고스란히 포함된 김 집행위원장의 글 내용은 이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국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드셨다. 윤석열은 서울지검장으로 내가 기억하는 것만 mb 구속, 사법 농단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 등을 처리 내지는 처리하고 있다. 전자가 불편하냐, 후자가 불편하냐? 장삼이사들 말고 시민사회에서 입네하는 교수, 변호사 및 기타 전문가 XX들아. 권력 예비군, 어공 예비군 XX들아 더럽다 지저분한 놈들아. 

난 이제 목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마무리하고 너희 같은 개같은 XX들하고 얼굴 안 마주치고 살고 싶다. 이 위선자 놈들아. 구역질 난다. 너희들 개쌍판. 주둥이만 열면 **개혁 @@개혁. 야이 XXX들아 니들 이른바 촛불혁명 정부에서 권력 주변 족나게 맴돈거 말고 뭐한거 있어? 말해봐! 부처에서 불러주면 개혁 개혁, 입으로만 씨부리고. 잘 살아라 위선자 놈들!“

▲ 좌로부터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김경률 회계사 <사진출처=뉴시스, JTBC 화면 캡처>
▲ 좌로부터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김경률 회계사 <사진출처=뉴시스, JTBC 화면 캡처>

논란 진화한 참여연대

논란이 커지자, 참여연대 사무처에서 바로 입장문을 냈다. 참여연대는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중의 한 명인 김경율 회계사의 SNS 글이 기사화되면서  참여연대의 공식입장인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회원들의 문의와 우려가 있었습니다”라며 “김경율 회계사가 SNS에 올린 글은 참여연대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참여연대는 “참여연대는 중대사안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는 상임집행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입장을 조율하고 공식 입장을 발표해왔습니다”라며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해서도 주무부서와 상임집행위원회 등에서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발표해왔습니다”라며 해당 게시글이 김 집행위원장 일방의 주장임을 재확인했다. 그간 조국 장관 관련 논평과 서명 운동 내용 등을 공유한 참여연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당부했다. 

“참여연대는 오랫동안 검찰의 권한 오남용을 사회에 드러내고,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9월 23일부터 공수처설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어제(9월 28일) 대검찰청 앞 집회장에서도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경율 회계사의 sns 글은 저희에게도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관련한 참여연대의 판단과 조치는 내일(월요일) 오전에 열리는 상임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하여 결정할 예정입니다.”

중우정치, 대중정치가 아니라 이 자체로 계급투쟁

앞서 하태경 의원은 ‘정의당 탈당’ 논란을 자처하며 조 장관과 일종의 선긋기에 나섰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 역시 ‘진짜 진보’라며 칭찬하고 나선 바 있다. 이 같이 최근 ‘조국 사태’에서 ‘검찰 사태’로 변모한 이번 사태에 대해 진보 지식인들이 자기 방식으로 ‘존재 증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28일 서초동을 가든 메운 ‘100만’의 촛불은 김 집행위원장과 같이 격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진보나 좌파를 자처하는 이들 중 이날 집회를 ‘중우정치’, ‘대중정치’라 몰아붙이며 그 의미를 폄훼하는 이들도 등장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선 같은 날 서울과학기술대 이진경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참고해 보자. 

“그런데 대부분 조국이 진보가 아니라거나, 도덕적으로 문제라거나 하는 식의 개인적 평가에 머물고 있다. 그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하면 도덕성이나 진보성에서 나이브하게 보일 수 있을테니, 거리를 두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거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욕을 먹고 살던 분이 아닌지라, 욕먹는데 익숙한 분들이 아니니...

그러나 이제까지의 역사는 모두 계급투쟁의 역사였다고 믿는 분들이, 검찰개혁에 대해선 어쩜 이렇게 개인적이고 고상한 비평에 머물러 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니 백만 대중이, 자신의 의견과 달리 길거리로 몰려나온 거를 보곤 난감해하는 것이고, 자신의 평가에 비추어 그들의 주장이 반대이니 파시즘이니 중우정치니 하는 것 아닐까?

조국 사태라고 해도 좋고, 윤석렬 사태, 검찰 사태라고 해도 좋다. 지금 문제는 어느 한 개인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를 두고 다투는 게 아니다. 조국을 물고 늘어지는 것도, 그를 지지하는 것도 모두 계급투쟁의 문제라는 것이다. 백만 대중이 모인 것,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같은 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원론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일견 ‘국민의 뜻’을 거론했지만, 조국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음으로서 기존의 스탠스를 고수할 것이란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윤 총장이 아무래도 국민의 메시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음주 토요일인 10월 5일로 예정된 다음 촛불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검찰’이 민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음 수순은 명확하다. “정치검찰 물러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이란 ‘진실’말이다.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