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까지 공개 당한 조국 동생 전처...‘증인 93명 요구’ 한국당의 패륜

[하성태의 와이드뷰] 극우보수 유튜버들에게 가족 신상털기 계속하라는 사인

“사전에 그 누구도 몰랐는데 언론은 압수수색 하는 과정을 취재를 했다고 합니다. 언론에 취재는 시키면서 관계 기관에는 전혀 협의를 안 하는 그런 전혀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습니다. 이 점이 오히려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최고위가 끝나는 대로 당으로 돌아가서 긴급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의혹과 고소고발 건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과 관련해 29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위와 같이 적극적으로 성토했다. 특히 피의자 사실 공표 등과 같이 압수 수색 관련해  TV조선이 단독 보도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검찰 중립에 어긋나는 구시대적인 적폐의 반복”이라 비판했다.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선거법 날치기 규탄과 조국 사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선거법 날치기 규탄과 조국 사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28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난무했다면, 29일엔 여권이 ‘윤석렬 검찰’ 비판으로 선회한 모양새였다. 같은 날 KBS <사사건건>에 출연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중립성 문제를 이렇게 지적하기고 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시절과 지금의 달라진 풍경에 대해서였다. 

“첫째, 지금 상황이 왜 그전과 다르냐? 그전에는 아무리 황교안 후보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로펌에서 거액의 보수를 받은 것이 전관예우이고 위법 사항이냐, 아니냐, 이 부분이 심각하게 대두가 됐어요. 담마진으로 병역 기피한 것, 이것이 심각한 범죄 행위냐, 아니냐 대두가 됐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 당시 시기와 시절과 지금은 달라요. 

그때는 집권 여당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또는 법무부나 검찰 전체 장악을 하고 자기 편에 대해서는 수사도 하지 않고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높은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조사,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지금은 달라요. 윤석열 검찰총장 누구도 통제 못 합니다. 압수수색 들어간 거 법무부도 몰랐고 청와대도 몰랐고 아무도 몰랐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께서는 의혹 마음대로 제기하실 수 있고 지켜봐주실 필요가 있고 청문회 열려야 합니다.”

직업까지 강제 공개된 조국 후보자 동생 전처의 경우 

하지만 ‘윤석렬 검찰’은 아직까진 막무가내다. 29일엔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에 나섰다. 일각에선 윤석렬 검찰총장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검찰이란 조직에 충성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같은 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검찰을 향해 “심각한 오버”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렇듯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압수수색은 물론 해당 관련자들에 대한 출국금지에 나서면서 또 다시 언론에 주목을 받은 인물이 있다. 바로 조 후보자 동생의 전처인 조모씨가 그 주인공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동생의 전처인 조 모 씨가 김해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가 출국금지 사실이 확인돼 제지당했습니다. 항공사 직원인 조 씨는 출국금지 사실을 모른 채 어제 오전 업무차 출국하려다가 출입국사무소 측에 제지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씨는 조 후보자 남동생과 위장 이혼하고(후략)...”

30일 MBN 보도 중 일부다. 29일 조모씨가 업무 차 출국하려다 제지를 당하면서 출국 금지 사실을 알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조모씨의 직업까지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한 마디로 ‘출국금지 이펙트’라 할 만 하다. 

▲ <이미지 출처=MBN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MBN 화면 캡처>

결국 자유한국당과 극우보수 단체들의 고소고발이 전격적인 검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조 후보자 가족의 ‘신상털기’가 자연스레 언론 보도로 연결되는 형국이다. 여당에서 전격적인 검찰 수사가 보수 언론의 단독 보도로 이어진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조 후보자 동생과 일찌감치 이혼한 조모씨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사생활 공개의 고통을 아래와 같이 절절히 호소한 바 있다. 

“저와 아이의 사생활이 공개되어 버린 것도 고통스러운데, 이를 넘어 사실이 왜곡되고 조롱당하는 것이 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현재 수많은 기자들이 저에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하고, 집 앞에 진을 치고 대기하고, 심지어 직장까지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신적인 고통과 불안함에 잠도 이룰 수 없습니다. 부디, 제발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아이가 충격과 불안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하지만, 조모씨와 그 아이가 당분간, 아니 앞으로도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듯 보인다. 청문회도 열리기 전에 당장 조 후보자 가족은 검찰 수사를 먼저 받야 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국당은 애초 조 후보자 가족을 포함, 청문회 증인만 90명 넘게 요구하며 조 후보자와 여당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실로 전무후무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속내는 청문회 연기?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후보자의 배우자, 딸, 모친, 동생, 동생의 전 부인 등 후보자 가족을 포함해 93명의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 내용 중 일부다. 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당의 무리한 증인 요구는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능력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가 아닌 신상털기와 모욕주기식의 가족청문회”라며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정략이자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으로 모욕을 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것은 패륜이자 정치적 연좌제,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의 ‘패륜’은 그칠 줄 모른다. 

“부인이라든지 동생이라든지 (동생의) 전처 정도는, 이 세 사람이 안 나오고는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가 없습니다.”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석상에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한 발언이다. 앞선 28일 ‘조 후보자 딸과 모친은 제외’ 카드를 꺼내들었던 한국당은 29일엔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맹탕 청문회 운운하며 ‘청문회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날짜만 합의 했을 뿐, 여차하면 청문회 정국을 추석 연휴 직전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도를 대놓고 드러낸 셈이다.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25일 올린 ‘이혼한 며느리 집에 산다는 조국 엄마 집(사이좋은 고부관계 ㅋㅋㅋ’란 제목의 영상. 좌로부터 김세의 전 MBC 기자, 강용석 변호사,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산 어머니 집 앞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캡처>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25일 올린 ‘이혼한 며느리 집에 산다는 조국 엄마 집(사이좋은 고부관계 ㅋㅋㅋ’란 제목의 영상. 좌로부터 김세의 전 MBC 기자, 강용석 변호사,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산 어머니 집 앞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캡처>

한국당의 이러한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집착은 가짜뉴스 전파에 매진하는 극우보수 유튜버들에게 후보자 가족의 신상 털기를 계속하라는 일종의 사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당의 DNA를 공유하는 한나라당 출신인 강용석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조 후보자 동생과 노모의 집 앞을 찾아가는 모습을 중계하기도 했다. 

조국 공격에 사활을 건 한국당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과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가족의 세금탈루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가족을 증인으로 세울 수 없다고 주장했던 새누리당 시절의 기억은 휘발된 지 오래일 터. 검찰 수사를 등에 업고 무리한 요구와 패륜도 마다 앉는 한국당의 폭주가, 작금의 ‘조국 죽이기’가 그 어떤 방식으로든 부메랑처럼 돌아갈 것이란 경고를, 한국당은 아마도 영원히 외면할 듯 싶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