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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언론이 청년들의 박탈감을 정말로 이해할까[기자수첩] 조중동 ‘조국 촛불집회’ 보도를 불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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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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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9  11:25:37
수정 2019.08.29  11: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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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서울대 이어… “조국 그만 내려온나” 부산대도 촛불> 

오늘자(29일) 조선일보 12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지난주 서울대·고려대에서 시작된 조 후보자 의혹 진상 규명 요구 목소리가 부산대와 경북대, 공주대 등 전국 주요 대학으로 번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대학생들의 촛불집회가 확산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조선일보 기사는 사실관계에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팩트가 있습니다. 촛불집회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는 논란과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학생들의 목소리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촛불집회’ 비판적인 대학생들 목소리는 어디로 … 의도적인 누락? 

그런 점에서 조선일보 기사는 ‘큰 틀에서’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공정한 기사’는 아닙니다. ‘대학생들의 촛불집회’와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를 기사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가 주목하지 않은 ‘촛불집회 논란’과 ‘다른 목소리’는 어떤 것일까요? 조선일보가 언급하지 않은 ‘팩트’를 주목한 다른 언론 보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날 총학생회는 집회가 정치색을 띠는 것을 막기 위해 입장 시 학생증 및 졸업증명서 등을 통해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임을 증명하는 절차를 거쳤다. 집회 중에도 ‘총학생회가 주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 집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적 목적을 가진 자들은 퇴장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중략) 

다만 현장 즉석 발언자로 정준길 전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당협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지낸 바 있다.” (뉴시스 8월28일 <서울대 2차 ‘조국 촛불’ 정준길 등장..총학 “사과 요구”>)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조국 후보자를 비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학내 공론화 과정 없이 전체 학생의 여론인양 호도해 집회를 개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 후보자를 향해 ‘청년 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체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나 많다‘며 우리는 정말 당당하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밖에 주최측인 총학생회 간부가 과거 바른정당의 대학생 토론회에 참가한 이력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8월28일) 

“오늘(28일) 고려대학교에서는 촛불집회가 취소됐습니다. 집회를 추진한 일부 학생의 ‘정치적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오후에 갑자기 취소된 것입니다 … 지난 1차 집회를 앞두고 일부 학생이 소셜미디어 채팅방에서 한 말이 뒤늦게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촛불행동’이라는 이름의 주최 측 학생 일부는 ‘주사파 운동권 세력들의 선전선동에 흔들리지 말자’는 취지의 말을 하며, 지난 23일 집회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칫 정치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학내에서 커졌습니다.” (JTBC <뉴스룸> 8월28일)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목소리만 기사에 반영하는 건 언론이 아니다 

그런데 이 같은 목소리들은 조선일보 기사엔 없습니다. ‘고려대와 서울대에 이어 부산대에서 촛불을 드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영남권 대학들도 대응 방안 논의하고 있다’는 내용만 있습니다. 

제 눈에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논란’을 언론이 주목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소개해서 공론화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조국 낙마’에 주력하겠다는 조선일보 ‘욕망’이 보입니다. 이건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만 그런가요? 중앙일보도 비슷합니다. 중앙일보는 오늘(29일) 5면에서 <서울대 촛불집회 “조국 장관되면 공정·정의 배반”>이란 기사를 실었는데 이 기사에서도 ‘다양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는 없습니다. ‘조국 사퇴’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주장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공정하지 못한, 매우 편파적인 기사라고 봅니다. 

동아일보는 어떨까요? 비슷합니다. 5면에 <서울대 총학 “조국 교수 STOP” 2차 촛불집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짧게’ 실었는데요 기사 내용은 조선·중앙일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조국 후보자’와 관련해 이른바 많은 언론이 대학생들을 주목하는 방식이 불편합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이 땅의 많은 언론이 ‘공정’ ‘정의’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키워드로 대학생들의 조국 후보자 반대시위를 조명하고 있지만 평소에 ‘공정’과 ‘정의’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키워드를 외면하고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옹호해온 세력이 한국의 주류언론이기 때문입니다. 

공정-정의와 다른 길을 걸어왔던 한국의 주류언론, 왜 조국을 주목하나 

이들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후’ 개과천선해서 공정과 정의를 위한 보도를 펼쳐나갈까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제가 현재 한국 주류언론의 ‘조국 후보자 보도’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에 붙은 대자보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대한민국의 또 다른 청년들이 전철역에서, 화력발전소에서, 실습장에서 노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의 죽음과 그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거나, 왜곡하거나, 조롱하고 냉소해왔던 언론들이 지금 서울대와 고려대의 몇백 명 학생들의 집회를 두고는 ‘청년 세대의 박탈감’에 주목하고 ‘청년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일이라고 칭송하며 연일 적극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우리는 조금도 부끄러운 마음 없이, 그저 당당히 촛불을 들면 족한 것인가. 과연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드는 촛불은, 우리가 외치는 정의는, 무엇을 향하고 있는 촛불이며 정의인가.”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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