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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이중각 PD “‘코인과 함께 사라지다’, 희망 없는 2030세대 이야기”[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81] 이중각 M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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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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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6  18:13:24
수정 2019.08.26  18: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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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2018년 초 가상화폐 열풍이 한바탕 몰아쳤다가 비트코인 가격 폭락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지난 20일 MBC <PD수첩> ‘코인과 함께 사라지다’ 편을 통해 본 시장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시들해진 이후에도 가상화폐가 활발하게 거래 되고 있었다.

왜 이 시점에 가상화폐 이슈를 다루었는지 궁금해 방송 다음 날인 21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코인과 함께 사라지다’ 편을 취재·연출한 이중각 PD를 만났다. 다음은 이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이중각 MBC PD <사진=이영광 기자>

비트코인 폭락 그 이후.. 가상화폐 열풍 현재진행형?

- 지난 20일 방송된 ‘코인과 함께 사라지다’ 편을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마친 소회가 궁금합니다.

“가상화폐 거래를 하지 않다 보니 저뿐 아니라 제작진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가상화폐 거래를 안 하시는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려웠죠. 그런데 시청자들께서 내용이 어려웠다고 하니 많이 아쉽죠.”

- 반응은 어땠나요?

“온라인상의 가상화폐 커뮤니티 보면 ‘거래소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며 방송 취지를 잘 이해해준 분들이 있고, ‘왜 이제 서야 다뤘느냐’고 질책하는 분들, 그리고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 가상화폐는 한물간 이야기 아닌가요? 작년 초 비트코인 논란 후 대중의 관심이 줄어든 줄 알았는데요.

“대중들의 관심은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초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천만원 후반대까지 올라갔을 때 가장 높았죠. 그런데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분들은 계속하고 있더라고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우리가 아는 가상화폐들 외에도 이 시장에 가상화폐가 엄청 많아요. 여전히 활발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지금 이 시점에 왜 가상화폐를 이슈를 다루게 되었나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던 시기인 2017년 봄 가상화폐에 관심이 생겼어요. (왜냐면) 화폐를 대신해 지불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MBC 스페셜>에서 다루려고 했지만 2017년 파업에 참여하면서 무산됐죠.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은 활발하고, 특히 많은 청년이 그걸 하고 있어서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하게 됐어요.”

- 지금 가상화폐 시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된 게 있나요?

“국가 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의 하루 거래량이 1조 7천억 가량이에요.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던 시기에는 하루 8조 원 어치의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해요. 그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하루 거래량이 1조7천억 원이라면 그건 적은 돈이 아니죠.”

- 제가 이해한 가상화폐는 모두 사기이고 투자하면 손해 볼 위험이 크다는 건데, 가상화폐로 수익을 낸 사람이 있긴 있나요?

“가상화폐 커뮤니티에 가끔 수익을 냈다고 인증을 올리는 분들이 있어요. 저희가 만난 투자자 중에는 군 복무 시절 모은 280만 원으로 1억 원을 벌었다는 분도 있습니다.”

- 거의 사기 아닌가요?

“무조건 사기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게, 좋은 취지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제가 취재했던 사안은, 가상화폐를 보유한 사람과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을 중개해주는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점들이죠. 현재는 거래소를 운영하는 운영진의 양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 처음에 어디부터 취재 시작했어요?

“가상화폐 관련해서 어떤 문제가 있나 찾아보니 인트비트라는 거래소 운영진이 거래소 계좌에서 돈 10억 원을 인출해서 잠적했다가 구속되었고, 그 때문에 피해를 본 투자자분들이 제보해주셔서 그분들부터 만났죠. 그런데 저와 제작진들도 가상화폐 거래를 안 하니까 가상화폐의 개념부터 매매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오히려 피해를 입은 분들한테 그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 듣고 이해하느라 초반에 시간이 좀 많이 걸렸어요.”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쳐>

“‘히트 코리아’, 거래소 문제점 인식시킬 좋은 사례였다”

- 방송 처음에 히트 코리아 이야기로 시작했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히트 코리아의 허 대표라는 분을 취재해 보니까 거래소 사업을 시작하면서 돈 씀씀이도 컸어요. 허 대표는 벤츠 S클래스를 몰고 다니고 고급 시계를 찼고 몸치장을 화려하게 하고 다니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가상화폐 투자를 권유했었죠. 주변 사람들은 허 대표의 차림새와 그의 말을 통해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나 보다’고 생각했겠죠. 그 때문에 투자를 진행한 분들도 꽤 많아요. 그래서 거래소의 문제점을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좋은 사례라고 생각했어요.”

- 방송에서는 허 대표가 7월 말에 고객들의 원화를 돌려주겠다고 말했잖아요.

“그분이 이전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회원들에게 이런저런 약속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켜진 게 거의 없어요. 심지어 허 대표는 7월 20일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7월 말에 원화 출금이 가능해진다고 약속했거든요. 막상 7월 30일이 지나고 8월 중순이 돼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죠. 카메라 앞에서는 뭔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 놓고서는 시간이 지나서 찾아갔더니 전혀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직원들도 다 퇴사했어요.”

- 지금 연락이 안 되죠.

“그 뒤로 제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연락이 안 돼요. 다만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데 경찰의 연락은 꼬박꼬박 받는다고 하네요.”

-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이게 쓰인다는 건 거짓인 거죠?

“저희가 허 대표에게 도대체 누구와 어떻게 협의가 된 거냐고 물어봤어요. 허 대표는 ‘아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 한옥마을에 호텔을 짓고 있는데 그 사람과 협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라고 하더라고요. 즉 자기 지인과 얘기가 된 것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죠.”

- 허 대표가 각종 상을 수상하잖아요. 그게 브랜드 대상인가요?

“얼마 전에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서 다뤘던 언론사들에서 주는 상과 비슷하죠. 허 대표가 상을 받을 만한 행적이 뭐가 있는지는 당시 직원들도 몰라요. 가상화폐 거래소 사이트가 정식으로 오픈하기도 전이잖아요. 그런데 투자자들은 거래소를 살펴볼 때 그러한 수상내역을 근거로 투자를 결정하죠. 왜냐면 상이 허 대표와 거래소의 신뢰성을 끌어올리니까요.”

- 그러면 허 대표가 이전에는 뭐하던 사람인가요?

“본인 말로는 부동산 컨설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가 취재했을 때는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했죠. (그러나) 큰돈을 벌었는지 모르겠어요.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중개소 월세도 밀렸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사업 자금을 모았다고 보긴 힘듭니다.”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쳐>

아무나 가상화폐 거래소 개설 가능.. 관련 법류 마련 ‘시급’

- 방송 보면 마음만 먹으면 거래소를 쉽게 설립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나요?

“우리나라에서는 가상화폐 거래 자체를 금지하거나 그렇다고 적극 장려를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 보니 거래소 설립에 대한 규정도 없어요.”

- 그에 대해서 국회에 취재는 안 하신 건가요?

“김병욱 의원이 발의해서 관련 법규가 계류 중이기는 한데요, 저희는 현 상태를 공론화해서 법규 또는 대책이 마련이 되게끔 여론 조성하는 거라 굳이 국회까지는 취재 안 했어요.”

‘히트 코리아’, 확보하지도 않은 가상화폐 매매.. “일종의 사기”

- 코인 종류 23개 중 진짜는 5개밖에 없다는 내용도 있더라고요. 좀 설명해 주세요.

“거래소들은 자기네 거래소 안에서 여러 종류의 가상화폐를 사고 팔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는 워낙 인지도가 높은 코인들이니까 당연히 거래소에서 매매가 이뤄지도록 조성하고요, 가상화폐 종류가 수백, 수천 가지인데 걔 중에서도 회원들이 활발하게 거래할 만한 것들을 골라 자기네 거래소에 상장하죠.

히트 코리아는 23가지 종류의 가상화폐를 회원들에게 판매했어요. 회원들은 대금을 지불하고 가상화폐를 받았는데 실제로는 거래소가 그 가상화폐들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원들에게 팔았다는 거죠. 즉 거래소는 대금을 받고 실재하지도 않는 자산을 전산상으로만 넣어준 거예요. 이해가 잘 안 되죠?“

- 사기 아닌가요?

“일종의 사기죠. 거래소 회원들 입장에서는 히트 코리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가 다른 거래소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어요. 당연히 이 거래소에 있는 내 코인(가상화폐)을 빼서 저 거래소에 옮겨서 팔면 되잖아요. 그런데 거래소는 가상화폐를 출금할 수 없도록 막아요. 왜냐면은 가상화폐를 실제 확보하고 있지 않고 그냥 숫자상으로만 기입해줬던 사실이 들통나잖아요.”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쳐>

2조 가까운 큰돈 거래되는데.. 감시 시스템이 없다

- 황당하겠네요.

“그렇죠. 거래소 회원들은 황당하죠. 나는 돈 주고 분명 샀는데 코인이 없었던 거예요. 전산상 장부에만 기록해 준거죠. 근데 이 거래소뿐만 아니라 많은 거래소에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예요. 하루 1조7천억 원이라는 큰돈이 오가는데 그런 큰돈을 다루는 거래소들에 대해 감시하는 시스템이 없어요.”

-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겠네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돼요. 왜냐면 가상화폐는 정부나 정부 기관에서 그 가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해 줄 것인가 말 것이냐는 사회적 합의도 어느 정도 있어야 될 것 같아요.”

- PD님 생각은 어때요? 인정해줘야 한다고 보세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서 가상화폐가 만들어지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곳이 다양하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법적 자산으로까지 인정해주지는 않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은 민간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일정 수준의 규제 아래 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쳐>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2030세대.. 이유는?

- 이번 방송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뭔가요?

“저는 40대거든요. 근데 2030세대들이 왜 이렇게 가상화폐에 투자를 많이 하냐는 거죠. 국내 주요 4대 거래소 회원 중 2030세대가 57%를 차지하잖아요. 그 또래들을 만나보니, 근로소득을 통해서는 집 한 채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시대에 일확천금을 잡을 기회가 가상화폐 시장에 있다는 거예요. 기성세대들은 시기를 잘 만나서 집을 샀더니 집 가격이 몇 억씩 뛰었지만 2030세대들은 부모님으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지 않으면 이 집을 사기에는 너무 비싼 거예요.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 거라는 보장도 없고요. 결국 희망이 줄어든 세대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GO발뉴스> 애독자분들께서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들에 많이 관심을 갖고 사랑해 주셔서 제작진은 많은 힘을 얻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봐주세요.”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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