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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비판’한 동아…‘성창호 프레임’ 들고나온 조선[신문읽기] ‘사법농단’ 보도에서 ‘조선일보 대필 의혹’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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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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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6  10:53:33
수정 2019.03.06  11: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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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법정구속 판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오늘(6일) 조선일보 사설 제목입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과 관련해 검찰이 전현직 법관 10명을 재판에 넘긴 것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역시 독특합니다. 조선일보는 ‘사법농단’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김경수 법정구속 판사 기소’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사실 오늘(6일) 조선일보 기사와 사설은 유독, 많이, 엄청, ‘겁나게’ 튑니다. 12면 <‘김경수 구속’ 성창호 판사를 재판정 세운다>라는 제목의 기사부터 사설 <김경수 법정구속 판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이르기까지 조선일보는 ‘김경수 구속 판사’를 강조합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성창호 판사는 현 정권에 눈엣가시 같은 사람” 강조한 조선일보 

검찰의 판사들에 대한 기소 이면에 정권의 하명이라도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가능한’ 많이 풍기게 하려는 전략 아닐까 – 이런 의심이 들 만큼 ‘비상식적’입니다.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일단 한번 볼까요. 

“하지만 성창호·조의연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댓글 조작’ 혐의로 법정 구속한 판사다. 이후 여당이 ‘적폐 판사’라고 공격했는데 결과적으로 검찰이 그 주장을 거든 셈이 돼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부인하지만 법원 일각에선 ‘검찰이 정권 기류를 감안해 기소 대상에 포함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선일보 12면 <‘김경수 구속’ 성창호 판사를 재판정 세운다>) 

성(창호) 판사는 현 정권에 눈엣가시 같은 사람이다. 민주당은 김(경수) 지사 판결이 나오자 ‘양승태 적폐 사단의 조직적 저항’이라며 ‘성 판사 탄핵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맘에 들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판사를 쫓아내겠다고 했다. 인터넷 폭력으로 성 판사는 신변 보호까지 요청했다. 그런데 실제 검찰이 성 판사를 기소했다. 전체 판사들에 대한 무언의 위협이나 마찬가지다.” (조선일보 사설 <김경수 법정구속 판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조선일보 기사와 사설이 얼마나 튀는지는 오늘(6일) 동아일보 기사·사설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사법농단 수사는 사상 초유여서 검찰의 기소 내용 중에서는 죄가 될지 안 될지 판단하기 어려운 혐의가 적지 않다. 검찰수사와 기소자 선별 과정의 공정성도 엄정하게 검증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사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모든 논란에 앞서 사법부는 전현직 법관 14명이 피고인석에 서고 66명이 징계 대상에 오르는 초유의 지경에 이른 데 대해 부끄러워하고 자성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법원이 법원 스스로를 재판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참으로 어려운 재판을 예고하고 있다. 권력으로부터도 여론으로부터도 독립한 재판으로 유무죄를 가려야 한다.” (동아일보 사설 <판사 14명 재판받고 66명 징계 대상에 오를 초유의 사태>) 

   
▲ 성창호 부장판사 <사진제공=뉴시스>

조선일보가 ‘성창호 판사 기소’를 강조하는 이유 

조선일보가 ‘성창호 판사 기소’를 강조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 추론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는 프레임 전환입니다.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을 ‘문재인 정부 비판 판사 탄압’으로 사건의 성격을 바꾸려는 겁니다. 이런 프레임 전환은 △사법개혁 문제를 정치쟁점화 시키는 효과가 있고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사법부 내의 판사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법개혁의 정치쟁점화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지원’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오늘(6일) 조선일보는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정치검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판사’를 기소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고자 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조선일보가 ‘성창호 판사 기소’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선일보 의혹’ 잠재우기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6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이 부분을 언급한 곳이 한겨레 정도밖에 없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한국 언론의 ‘동업자 의리’가 얼마나 심각한 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겨레 기사 일부를 인용합니다. 

“10명의 전·현직 판사가 추가로 기소되며 사법농단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도 있다. ‘양승태 대법원’과 <조선일보>의 거래 의혹이 대표적이다.

2015년 4월13일치 <조선일보>에는 오연천 당시 울산대 총장의 ‘대법원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 상고법원’이라는 기고문이 실렸다. 이 기고문은 2주 앞서 3월31일에 작성된 법원행정처의 내부 문건에 등장하는 칼럼 내용과 ‘토씨’까지 같았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기고문이 오 총장을 거쳐 신문에 실린 것으로 파악했다 … (중략) 

특히 이 시기 법원행정처가 <조선일보>에 광고비 지급 계획까지 세우며 조직적인 ‘상고법원’ 홍보에 나선 정황도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실제 이 시점부터 <조선일보>에는 상고법원 도입에 우호적인 기사들이 실리기 시작했다. 검찰이 ‘기사 거래’ 의혹에는 눈을 감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겨레 5면 <풀지 못한 양승태 대법원 ‘조선일보 기고문 대필’ 의혹>)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언론에서 사라진 양승태 대법원 ‘조선일보 기고문 대필’ 의혹 

사실 양승태 대법원 시절 법원행정처 문건 가운데 조선일보가 제목에 등장하는 문건이 9건입니다. 2015년 4월25일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 전략’이라는 문건을 보면 6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상고법원 집중 홍보를 위해 설문조사와 좌담회, 칼럼 등을 동원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습니다. 

이뿐인가요. ‘조선일보 방문 설명자료’(5월6일) ‘조선일보 기사 일정 및 컨텐츠 검토’(5월4일) 등의 문건을 보면 유착 의혹마저 제기될 수 있는 대목도 있습니다. 물론 조선일보는 해당 문건에 대해 “행정처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자신들과는 무관한 내용”이라며 반박했습니다만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수사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사실 검찰의 수사의지를 비판하기 전에 이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언론이 없다는 게 더 ‘문제’일 지도 모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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